구원파 신도들, 유대균 검거엔 "잡혔구나" 무관심

2014. 7. 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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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하기 수양회' 맞아 금수원에 모인 구원파 신도들

"회장님 존경한다고 아들까지 존경하는 건 아냐"

아직도 유병언 죽음을 믿지 못하는 신도들 많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죽음과 아들 유대균씨의 검거 소식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본산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은 차분한 분위기다.

26일 이날부터 열리는 하기수양회를 맞아 전국에 있는 구원파 신도들은 수양회 개최 장소인 금수원으로 속속들이 모여들었다. 대구와 광주 등 지역별로 신도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가 금수원 앞에 도착했고 '하기 수양회 셔틀 차량'이라고 표시된 승합차가 안성터미널 등지에서 신도들을 태워오는 모습이 보였다. 개인별로 차량을 가져온 신도들의 차량 행렬도 이어졌다. 금수원 입구에는 10여명의 진행요원들이 나와서 사전에 나눠준 출입증을 확인하고 금수원 안으로 차량을 들여보냈다. 많은 취재진들이 금수원 앞에 모여들었지만 행사는 차분하게 진행됐다.

하기수양회는 매해 7~8월에 한 번 열리는 구원파의 주요 행사로 일주일간 전국의 신도들이 모여 성경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1968년에 처음 열려 올해로 46번째를 맞이하는데, 1991년에는 유 전 회장이 오대양사건과 연루돼 조사를 받다 사기 혐의로 구속되는 바람에 취소되기도 했다. 이번 하기수양회는 다음달 1일까지 열린다.

신도들은 대체적으로 유 전 회장의 죽음에는 안타까워하거나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지만 아들 대균씨의 검거 소식에는 무관심한 분위기다. 한 구원파 청년 신도는 "회장님의 죽음이야 신도들에게 신망과 존경을 받던 분이라 안타까운 일이지만 유대균씨의 검거는 특별히 아프지 않다. 회장님을 존경한다고 해서 아들까지 존경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이태종 전 구원파 대변인도 "유대균씨에 대해서는 크게 슬퍼하는 게 없다. '잡혔구나'하는 정도다. 이 분은 원래 교회에서 특별히 하는 역할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의 죽음에 대해서 이 전 대변인은 "사실이라 믿는 분들은 매우 슬퍼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회장님의 죽음을 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양회 기간에 유 전 회장을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조계웅 구원파 대변인은 "아직 이야기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공식적인 행사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회장과 대균씨의 신원이 확보됐지만 경찰은 금수원으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검문·검색을 계속하고 있다. 유 전회장의 최측근인 '김엄마' 김명숙(59)씨 등 수배자들이 수양회 기간에 금수원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주요 수배자들이 검거되는 등 신원 확보가 됐지만 유 전 회장의 도주 경로와 사인 등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을 밝히기 위해 미검거자들의 신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안성/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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