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위험 미리 아는 법? 항로검색 클릭해봐

조철환 입력 2014. 7. 25. 17:15 수정 2014. 7. 2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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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지역 회피 여부 제각각… 여행객들 예약항로 인터넷서 점검

우크라이나 통행료 수입 위해 고공항로 폐쇄 안 해 사고 가능성도

살아야 할 이유가 죽음의 공포보다 강한 탓일까. 지난 17일 300명 가까운 희생자를 낸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은 당장 다음 날(18일)부터 승객을 태운 채 운항을 계속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오가야 삶이 유지되는 사업가와 여행객 요구 때문에 말레이시아 항공이 대체기를 투입했기 때문이다.

물론 달라진 것은 있다. 피격 지점인 우크라이나 동부를 우회하기 위해 새로운 MH17편 항공기는 두 도시 사이의 최단경로 대신 훨씬 남쪽의 터키를 지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MH17편 피격을 계기로 세계 주요 항공업체와 여행업체는 물론이고 개인 여행객 조차 비행기 항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또 개인 여행객이 예약 항공편의 예정항로를 점검하고, 같은 목적지를 더욱 안전하게 비행하는 대체 항공편을 검색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WSJ은 플라이트어웨어(▶ 바로가기)와 플라이트레이더24(▶ 바로가기)을 통해 항공사의 비행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본보가 플라이트레이더24를 검색한 결과, MH17편이 사고 직후 항로를 바꾼 것이 확인됐다. 또 서울과 미국 워싱턴을 연결하는 대한항공 093편의 경우 세계 항공업계가 위험지역으로 분류한 북한 상공을 우회하기 위해 최단항로 대신 일본을 경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사가 있는 플라이트레이더24의 프레드릭 린달 최고경영자(CEO)는 "악천후에 따라 일부 바뀔 수도 있지만 항공사마다 선호하는 비행경로가 다르다"며 "어떤 항공사는 위험지역을 회피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맥커믹 글로벌여행협회 회장도 "MH17편 사고는 항공사가 사전에 위험지역 비행을 회피할 것이라는 믿음이 잘못됐다는 걸 보여줬다"며 "많은 일반 여행객들이 스스로 예약 비행기의 항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전에 항로를 점검하는 게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WSJ은 그날그날의 실제 항로는 기상상황과 주변 여건에 따라 비행기 기장이 전적으로 결정하는 만큼 비행경로를 미리 예상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또 이번 사고로 위신이 실추됐지만, 일반인보다는 안전관련 정보를 더 많이 갖고 있는 항공사를 신뢰하는 게 현명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WSJ은 MH17편 사고의 또다른 원인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행료 수입 때문에 동부 항로를 폐쇄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정부가 대양항로에서 100마일당 56달러, 내륙항로에서는 21달러를 징수하는 등 각국 정부가 국제 여객기에서 항로 이용료를 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WSJ은 사고 전날 군용기 격추에도 불구, 우크라이나가 2만피트 이하만 비행금지 구역으로 정한 것은 그 이상을 비행하는 여객기 통행료 수입을 감안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MH17편은 3만2,000피트에서 격추됐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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