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비행기가.." 잇따른 항공사고 왜?

최은혜 기자 2014. 7. 2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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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항공사고 사망자 급증..4년래 최고당국, 분쟁지역 "안전하다"..위험 평가 못 믿어보험업계 타격 우려..'여행보안' 특화 사업도 등장

[머니투데이 최은혜기자][올해 항공사고 사망자 급증…4년래 최고당국, 분쟁지역 "안전하다"…위험 평가 못 믿어보험업계 타격 우려…'여행보안' 특화 사업도 등장]

최근 항공기 사고가 잇따르면서 비행기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가 하면 관련 업계의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항공 사고로 인한 여객 사망자 수가 20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넉 달 전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여객기가 실종된 데 이어 지난주에는 같은 항공사 소속의 MH17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추락했다. 또 불과 5일 만인 지난 23일 대만 푸싱항공의 소형 여객기가 마궁 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실패해 5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날은 알제리항공의 AH5017편이 말리 상공에서 교신이 끊긴 뒤 추락했다.

그동안 항공기 사고는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었다. 항공 컨설팅 업체인 어센드에 따르면 치명적인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빈도는 1950년대 초까지만 해도 주 1회 꼴이었지만 현대에는 월 1회 수준으로 줄었다. 사망 승객의 수도 1970년대부터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항공기 사고로 사망한 승객의 수는 570명으로 지난해의 168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사망자 수는 알제리항공 여객기 실종 사건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항공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10년에 724명을 기록한 뒤 2011년에는 411명, 2012년에는 367명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통계는 좌석이 14석 이상인 여객기를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며 여객용 제트기와 터보프롭(프로펠러) 기종이 모두 포함됐다.

사고 건수로 보면 올해 발생한 항공기 사고는 51건으로 지난해 연간 건수 98건의 절반 수준이다. 민간 항공단체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해 항공 사고 발생률이 240만회 운항 당 1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어센드의 폴 헤이즈 항공안전부문 책임자는 "올해 (항공기 사고) 사망자 수가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해서 항공 안전이 갑자기 악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안전 측면에서는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사고 빈도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발생한 항공기 사고들은 항공 산업계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 3월 239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싣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출발한 뒤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은 인도양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전히 잔해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충돌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추락했다.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추락 원인을 놓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러시아는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이 사고로 비행기에 타고 있던 298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 같은 '초대형' 사고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발생한 치명적 항공 사고는 더 있었다. 파키스탄국제항공의 에어버스 A310기는 파키스탄 북부 페샤와르 공항에 착륙하던 중 총격을 받았고 이 사고로 1명의 승객이 사망했다.

일각에서는 각국의 영공 치안 유지 노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항공교통통제 통솔 기구인 유로콘트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군전투기 몇 대가 격추된 후인 지난 14일 여객기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3만2000피트 아래로 비행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전쟁에 사용되고 있는 지대공 미사일의 성능을 감안하면 3만2000피트 이상에서 비행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MH17편이 격추되기 일주일 전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비행하던 우크라이나 군용 수송기는 2만피트 이상의 고도에서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으며, MH17편도 3만3000피트 고도로 날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항공업계가 각국 정부에 영공 관리·감독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토니 타일러 최고경영자(CEO)는 "각국 정부는 영공 위험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방식을 검토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H17편이 추락하기 전부터 호주 콴타스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 등 일부 항공사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을 우회하는 더 긴 항로를 택했지만 다른 항공사들은 정부와 항공 교통 관제 기관의 판단에 따라 이 지역을 계속 통과했다고 전했다.

WSJ은 당국의 판단을 믿을 수 없게 된 기업과 관광객 등 비행기 이용객들은 자신이 타는 항공편이 분쟁지역을 지나는지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등 항로에 대해 부쩍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출장 담당자들은 보안 업체를 통해 폭동이나 시위, 범죄, 악천후와 같은 위험을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 관광객들은 항로 추적 서비스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닷컴(FlightAware.com)이나 플라이트레이더24닷컴(Flightradar24.com) 등에서 항로를 점검해 볼 수 있다.

보안 컨설팅업체 아이젯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41곳의 '물리적 충돌' 지역이 있으며 여객기가 이 지역의 상공을 통과하는 일도 빈번하다. 아이젯의 브루스 맥킨도 CEO는 "이들 지역은 대부분 충돌 규모가 작고 고성능 지대공 미사일이 관련돼 있지 않지만 최근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고 이후)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항공기 제조기술의 발전이 안전에는 오히려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보잉사의 최신 모델인 787 드림라이너는 지난해 배터리에 불이 붙는 사고가 두 번 발생하면서 운항이 일시 중단된 적이 있다. 이 항공기에 적용된 리튬-이온 전지는 항공기 무게를 줄여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사용된 것이다. 규제당국은 안전을 위해 배터리 장치를 상당 부분 수정하도록 요구했다.

잇따른 항공기 사고는 보험업계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보험업체들은 최근 일어난 항공기 사고들로 인해 17억달러(약 1조7486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청구될 것으로 예상했다. MH370편 실종에 따른 비용이 4억9000만달러, MH17편 추락 사고는 6억달러의 비용을 발생시킬 것으로 추산됐다. 이 외에도 리비아 트리폴리 공항에서 일어난 교전으로 여객기 여러 대가 피해를 입었다.

보험업체들은 적대적 행위로 인해 항공기가 물리적 피해를 입을 경우에 대비하는 '항공 전쟁' 부문에서 프리미엄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관계자들은 틈새시장이었던 이 부문의 보험료가 적어도 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했다.

보안에 특화된 여행 사업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받고 있다. 겟홈얼라이브(Get Home Alive)는 여행지에 대한 평가를 제공하는 업체로, 관광객이 체류하는 호텔 인근에 있는 병원이나 대사관 등 주요 시설물 정보를 제공한다. 또 비위생적인 식수에서 테러에 이르기까지 여행지에서 겪을 수 있는 잠재적인 위협에 대한 정보도 모으고 있다. 겟홈얼라이브의 브라이언 슈왓켄 설립자는 MH17편 추락 이후 자사 웹사이트 트래픽이 300%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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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은혜기자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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