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룰 무용론?' 합의판정제, 첫걸음 우왕좌왕

2014. 7. 2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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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이상학 기자]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을 번복하는 심판 합의판정제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도입됐다. 시즌 중 이례적으로 실시된 탓인지 아직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지난 24일 사직 롯데-삼성전이 대표적이었다. 2회말 롯데 공격 무사 1루에서 신본기의 보내기 번트에 투수 윤성환이 2루로 송구하며 승부를 걸었다. 2루 베이스커버를 들어온 김상수와 2루로 향한 주자 용덕한이 접전 타이밍으로 붙었다. 2루심 김성철 심판원은 두 팔 벌려 세이프 판정.

그때 삼성 류중일 감독이 덕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나오며 합의판정을 요청하려는 듯했다. 그런데 류 감독은 심판에게 향하다 말았다. 그 사이 삼성은 김한수 타격코치가 덕아웃 뒷편에 있는 감독실로 뛰어가 TV 중계 리플레이를 확인했다. 이때 30초가 훌쩍 지났다. TV 중계 리플레이는 한참 뒤에 나왔다.

시간이 지체된 뒤에야 류 감독은 김성래 수석코치와 함께 다시 심판들에게 향해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심판진에서는 "30초 이내에 요청해야 하는데 이미 늦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류 감독은 합의판정 요청없이 판정에 대한 어필만 하고 돌아서야 했다. 모두가 우왕좌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30초룰이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플레이 직후 합의판정 요청까지 시간제한을 두는데 그게 바로 30초다. 2사 이후 이닝 교대 때는 10초 이내로 결정해야 한다. 현장에서 TV 중계 리플레이를 확인한 뒤 합의판정을 요청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30초란 시간은 너무 짧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30초룰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30초룰은 TV 리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시간이다. 그런데 리플레이가 바로 나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진다. 이날 삼성처럼 망설이다 시간을 끌면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판정 번복이 되지 않을 경우 추가 요청할 수 없는 리크스를 안고 있는 감독으로서는 애매한 30초룰이 마뜩치 않게 느껴진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방송화면이 실제 경기보다 조금 늦게 나온다. 30초 내로 요청해야 하는데 바로 리플레이를 잡아줄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방송사에서도 플레이 직후 애매한 판정에 대한 리플레이 대신 이를 어필하려는 류 감독의 모습을 비쳐줬다. 언제 어떻게 리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는 명확한 룰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KBO에서는 "리플레이를 보여주는 시점은 중계 방송사에게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사직 경기 중계를 맡은 천성면 XTM PD는 "우리도 처음이라 초시계를 재가며 상황을 지켜보고 준비했다. 그러나 합의판정 요청인지 아닌지 상황이 확실하지 않아 감독 어필 장면을 오래 잡게 됐다. 대기심이 콜하면 우리는 바로 화면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며 "카메라가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잡지 못할 수 있는데 애매한 화면을 바로 보여줘야 할지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초고속 카메라를 느리게 돌리면 30초 내로 확인하는 건 쉽지 않다"고 했다. 또한 "명확하게 정해진 기준이 없다. 방송사끼리 특별히 합의한 것도 없다"고 고충을 나타냈다. 플레이 직후 화면을 보여주는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룰이 없다는 이야기다.

지금처럼 기준이 없으면 방송사에 따라 화면 구성과 전개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시즌 중 갑작스럽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간 제한이 없는 메이저리그와 다른 30초룰이 화두로 떠올랐다. 오심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합의판정제이지만, 확실한 오심이 아닌 애매한 판정까지 모두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 이 부분이 30초룰 폐지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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