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민 사퇴가 안철수 '몰락' 박원순 '승리'라고?

김지영 기자 입력 2014. 7. 25. 00:13 수정 2014. 7. 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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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최용민 기자/김지영 기자]

◇ 7.30재보궐선거 서울 동작 을 지역에 출마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후보직을 사퇴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동작에서는 노회찬 후보가 내 몫까지 열심히 해서 반드시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승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이며 후보직 사퇴를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후보가 24일 노회찬 정의당 후보에게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한 것이 장기적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이미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 후보는 단일화 협상시한인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정부에 대한 준엄한 경고와 서울의 변화가 전국적인 변화로 출발하는 것은 한 개인의 문제 아니라 그것을 열망하는 모든 국민이 함께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후보직을 사퇴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장기적으로는 박 시장에게 힘이 실릴 것이다. 전략공천 과정에서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을 밟았지만, 끝에 가선 희생하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결과적으론 박 시장에 '포용'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는 효과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기 후보는 박 시장의 기반세력인 GT(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계의 핵심 멤버이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박 시장의 최측근이다. 특히 기 후보는 '박원순 사람인 건 알겠는데 기동민이 누군지는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만큼 '박심(朴心)' 마케팅에 충실해왔다. 곧 기 후보가 박 시장이었던 셈이다.

특히 노 후보는 기 후보 측이 양보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이날 오후 5시 30분 사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 후보는 당 지도부와 상의 없이 이날 오후 3시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 후보는 사퇴 결심과 관련해 당 지도부, 캠프 관계자들과 어떤 상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정의당 측은 새정치연합 측에 당대 당 차원의 야권연대를 제안했으나 새정치연합 측의 거절로 성사되지 못했다. 동작을 단일화의 경우에도 노 대표 측이 요구한 여론조사 방식을 기 후보 측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이날 오전까지 양 후보 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는 상황에서 기 후보가 본인의 결단으로 양보와 포기, 희생을 택한 것이다. 이는 기 후보가 처음부터 박원순식 정치를 표방했던 만큼, 기 후보의 모습은 박 시장의 이미지로 연결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김 소장은 "이번 재보선의 진정한 승리는 박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재보선 승리해도 김한길·안철수 지도부 타격은 불가피

더불어 김 소장은 기 후보의 사퇴가 이번 재보선에 나선 새정치연합 후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 대한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으로 당 지도부의 이미지가 추락한 가운데, 기 후보의 결단이 유권자에게 당 지도부와 후보를 분리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재보선 수도권 일부에서 새정치연합이 승리를 거둔다고 해도 김한길·안철수 지도부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권 후보에 대한 전략공천으로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내쳐졌고, 같은 지역에 출마했던 기 후보는 동작을에 전략공천됐다. 이 과정에서 허 위원장과 금태섭 전 대변인은 경선도 못 붙어보고 낙마했고, 기 후보와 허 위원장은 친구에서 원수로 돌아섰다.

결과적으로는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정당 지지도를 추락시킨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욱이 새정치연합 지도부에 대한 신뢰도는 재보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의 결과가 좋아도 전적으로 후보들의 공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동작을 지역의 야권 단일화가 당장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기 후보와 노 후보) 두 명이 모두 가면 어차피 모두 안 되니깐 기 후보 입장에서는 힘든 상황이라 본인이 던진 거라고 생각한다"며 "단일화가 된다고 해서 이쪽 표가 다 저쪽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주목을 좀 받을 수 있어야 된다. 단일화에 대한 컨벤션 효과다"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이렇게 나와서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면서 "유병언 사건에 더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노 후보가 지명도는 있기 때문에 위협은 될 수 있을 것이지만 판을 뒤엎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재보선이라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고, 투표율이 낮으면 단일화 효과를 못 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박 교수는 "당으로 볼 때 새정치연합 표가 정의당 후보 쪽으로 모두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새정치연합 후보 쪽으로 단일화 했을 때는 지지율이 훨씬 낮은 정의당 표가 새정치연합 후보 쪽으로 올 수는 있지만, 현재는 아닌 것 같다"고 관측했다.

한편, 기 후보의 사퇴와 관련해 김한길·안철수 대표는 현장에서 당혹스러움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호창 새정치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안 대표는 안타깝다고 했고, 김 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을 용납할 수 없다는 살신성인의 결단을 존중한다. 기 후보가 결단하기까지 겪었을 고뇌와 고독을 생각하면 대표로서 몹시 마음이 아프다. 노 후보의 필승을 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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