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창 세일에도 판매 '뚝'.. 시름의 대형마트

입력 2014. 7. 24. 20:37 수정 2014. 7. 2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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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3∼4배 땡처리에도 지갑닫은 소비자들 외면 일쑤

지난 23일 오후 롯데마트 서울역점. 쇼핑을 나온 사람들로 붐볐지만, 상품으로 가득 채워진 카트는 볼 수가 없었다. 용량 180ℓ의 카트는 반도 안 찼고, 비닐봉지 하나에 담을 수 있는 소량의 물건을 산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주부 김선화(43)씨는 "세일을 하는 품목이 많아 값이 싸지만 꼭 필요한 제품만 조금 구입했다"고 말했다.

30도를 넘어서는 한여름이지만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유통업체가 앞다퉈 대규모 세일로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 연말에나 볼 수 있는 대규모 세일인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가 여름철 유통가를 휩쓸고, 평소보다 3∼4배 큰 대규모 땡처리 행사가 열리는데도 소비자는 요지부동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심리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5.9%, 전달보다 6.7% 줄었다. 대형마트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작년 2분기보다 2.9% 떨어졌다. 2012년 2분기 이후 9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하락세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지난달 매출 역시 작년 6월보다 4.2% 감소했다.

대형마트가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한 번 꺾인 실적은 좀처럼 증가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3∼9일 삼겹살 계란 우유 등 1000여가지 상품을 최대 50% 싸게 판매한 데 이어 17일부터 바캉스 용품 2000여가지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이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 줄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3∼16일 3000여가지 상품을 최대 50% 싸게 판매했지만, 이달 들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 감소했다. 대형마트 고객의 1인당 구매금액(객단가)도 감소세다. 이마트의 지난 상반기 객단가는 4만8019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3% 하락했다. 작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1.2% 낮아졌다.

대형마트는 불황이 지속되자 재고 처리를 위해 할인폭이 70∼80%에 달하는 미끼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매출 확대에는 거의 도움이 안 된다. 고객들이 미끼상품만 쏙쏙 담아 가기 때문에 고객 유인 효과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장수현 롯데백화점 본점장은 "소비자들이 미래에 대한 부담으로 쉽사리 지갑을 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무리 값이 싸더라도 자기한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사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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