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 근속기간 1년3개월.."우리가 나약하다구요?"

고은별 기자 입력 2014. 7. 24. 15:23 수정 2014. 7. 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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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고은별기자]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A의료기기 전문업체에서 근무하던 이모(24)씨는 이달 초 회사를 관뒀다. 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한 이씨는 급박한 마음에 서둘러 취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첫 직장이었지만 기대수준보다 높은 연봉에 적성이나 전공적합성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무직이었는데 생각보다 연봉이 높았어요. 첫 직장치고는 무난한 출발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업무량에 대한 부담보다 '이 일을 내가 왜 하고 있지'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은 회사 분위기도 적응하기 힘들었네요. 그냥 좋은 경험을 한 거라 생각해요. 앞으론 좀 더 여유를 두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에요."

경기도 수원의 B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모(25)씨도 첫 직장생활은 비교적 길지 않았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서울의 한 유명호텔에서 첫 발을 내딛었지만, 업무 특성상 불규칙한 근무시간 등으로 고된 생활을 하다 결국 이직을 택했다. 현재 그는 마케팅팀으로 직무를 옮겨 비교적 유연한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대기업인 C철강전문 업체에서 종사하고 있는 김모(27)씨의 사정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첫 직장을 잡은 지 7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김씨는 "회사생활을 하는 데 있어 크게 어려운 점은 없지만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슨 일을 하면 만족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이런 고민을 한지 2년 정도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에 첫 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직장을 선택하기란 여간 고민되는 일이 아니다. 첫 단추를 꿰는 것만큼 좋은 출발이 중요한 것.

하지만 첫 직장을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성급하게 입사한 첫 직장에서 진로와 관련된 고민을 하거나, 기대했던 수준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근무여건을 접하기도 한다.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이 처음 취직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2개월로 나타났다. 특히 첫 직장을 그만둔 임금근로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3개월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속했다.

첫 직장에서 퇴사하거나 이직하는 이유로는 갑작스러운 결혼이나 건강의 문제 등 개인적인 사정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보수·근로시간 등 근로여건에 대한 불만족 또는 적성 불일치를 가장 큰 이유로 든다.

특히 전문가들은 첫 직장에서의 근속률이 낮은 이유로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을 언급한다. 자기이해와 진로비전이 구체적이지 않은 개인의 문제와 저임금·일자리 부족에 묶여버린 외부적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지연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직업정보센터 선임연구위원은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왜 이 직업을 가져야 하고, 왜 일을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직업가치관이 해이한 점"이라며 "외부적으로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보니 '입사만 하면 된다' 식의 마인드가 깔려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이 같은 요인들이 서로 맞물려 첫 직장에서 버티지 못하고 중도하차하게 된다는 것.

이러한 '미스매치(Mismatch)'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직업가치관을 위한 교육과 노동시장의 환경적 문제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교육기관에서 개인의 역량개발을 위해 다양한 진로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진로교육적인 측면에서 도와줘야 한다"며 "아울러 적정한 근무여건을 보장하는 청년층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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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고은별기자 eb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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