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산'에 발목잡힌 제2롯데월드..교통난 해법 안보인다

양희동 2014. 7. 2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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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변 동측도로 확장공사 사업비 4000억원 부족
올림픽대로 하부 도로 개설도 1000억원 필요
6대 교통개선대책 중 2건이 완공 전 이행 불가능

△롯데그룹이 서울시에 임시사용승인을 신청해 조기 개장을 추진하고 있는 '제2롯데월드'저층부. 서울시는 최근 신청서 미비사항을 보완하라고 롯데측에 통보했다. < 사진제공:서울시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롯데그룹이 서울시 잠실에 짓고 있는 123층(555m)높이 초고층건물인 '제2롯데월드'의 6개 주요 교통개선대책이 2016년 준공시점까지도 모두 이행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송파대로와 올림픽로 및 올림픽대로 교통량 분산을 위해 추진 중인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공사'와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 개설공사'는 부족한 사업비가 4000억원에 달해 착공 자체가 불가능하다. 서울시도 이같은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법적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보완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기개장 여부를 떠나 제2롯데월드 완공 이후 벌어질 교통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7일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신청에 대한 미비사항을 보완하라고 롯데측에 통보했다. 서울시가 보완을 요구한 부분은 △교통개선대책 △공사장 안전대책 △피난방재대책 등 크게 3가지다. 이 중 공사장 안전대책과 피난방재대책은 건축 과정에서 보완이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교통개선대책은 도로 개설 및 확장에 필요한 수천억원의 사업비가 부족해 보완지시가 무의미한 상황이다.

롯데측은 ①잠실역 버스환승센터 설치 ②잠실역 사거리 지하보행광장 조성 ③교통체계개선사업(TSM) ④잠실길 지하차도 건설 ⑤탄천변 동측 도로 확장 공사 ⑥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개설 등 '6대 교통개선대책' (그래픽 참조)을 마련했다.

문제는 서울시가 시행주체인 탄천변 동측 도로 확장 공사와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개설 등 두 가지 대책은 사업비 부족으로 추진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탄천변 동측 도로 확장 공사의 경우 5.59㎞구간을 2차선에서 4차선을 넓히기 위해 많게는 50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서울시가 확보한 예산은 롯데가 지난해초 납부한 분담금 450억원과 SH공사가 내기로 한 228억 등 총 678억원에 불과하다.

서울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현재 확보한 금액으로는 착공이 어렵고 인근 주민들이 전면 지하화까지 요구하고 있어 공사비가 1000억원가량 더 들 수도 있다"며 "롯데 쪽에 더 이상의 분담금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또다른 대형개발사업을 통해 민간이 추가 비용을 내지 않는 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제2롯데월드 건축심의 당시(2010년 6월) 승인 조건 중 하나였던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개설 공사는 당초 롯데가 사업비 480억원을 전액 부담키로 했지만, 현재는 서울시가 두 배가 넘는 1108억원 가량을 요구하면서 답보상태다. 공사구간이 1.12㎞로 확대됐고 인근 장미아파트 민원으로 지하차도 구간이 520m에서 820m로 늘어 공사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장미아파트 구간은 현재 서울시로부터 보완 통보를 받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은 지난 4년간 공사비 분담 비율조차 확정하지 못한 형편이어서 제2롯데월드 준공시까지 도로 개설을 마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문가들은 교통대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인근이 '교통지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 시민 자문단 관계자는 "처음부터 들어서지 말아야할 초대형 건물이 교통영향평가라는 면죄부를 받고 건축허가를 통과한 것이 잘못"이라며 "저층부 조기 개장은 모든 전문가들이 절대 불가 입장이라 막을수 있다해도 이미 건축허가가 난 제2롯데월드의 준공 후 교통 혼란을 피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제시한 '제2롯데월드'의 6대 교통개선대책. < 자료:롯데물산 >

양희동 (easts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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