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특급 5인이 밝힌 '갖고 싶은 류현진의 능력'

안승호 기자 입력 2014. 7. 24. 06:33 수정 2014. 7. 2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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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동건은 같은 남자가 봐도 잘 생겼다. LA 다저스 류현진(27)은 같은 왼손투수가 봐도 정말 잘 던진다.

김광현(SK)·봉중근(LG)·양현종(KIA)·장원삼(삼성)·장원준(롯데) 등 국내프로야구 '좌완 특급'으로 통하는 5인에게 물었다. "같은 왼손투수로서 류현진을 보면 가장 부러운 점이 무엇이냐"고. 다들 주저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새 구종 습득력 놀랍다"

왼손투수들 대다수가 주목한 것은 '구종 습득력'이다. 류현진은 국내 한화에서 뛰던 시절만 해도 빠른 공과 체인지업 등 두 구종 위주의 피칭을 했으나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뒤 빠르게 새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김광현은 "현진이 형이 국내에서는 두 구종과 커브 정도를 간간이 던지는 정도였는데 미국에 간 뒤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아예 승부구로 쓰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도 슬라이더 외에 다른 공을 연습하고 있지만 그게 열심히 한다고 바로 되는 게 아니다. 더구나 경험이 쌓인 투수가 새 공을 연마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정말로 내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미국과 국내의 공인구 차이를 들며 류현진의 적응력을 높이 평가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공은 국내 공인구에 비해 실밥이 도드라짐이 적은 데다 표명이 미끄러운 편이다. 봉중근은 국내 LG 입단 전인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뛸 때와 국내 프로야구에 익숙해진 2009년 WBC에서 뛸 때를 비교해도 공인구 차이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했다. 봉중근은 "LG에서 뛰다가 가끔 미국 공을 만지게 되면 낯설었는데 현진이를 보면서 상대적으로 대단하다 싶었다. 잘 쓰지 않던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갈수록 각이 예리해지는 것 보고 어떻게 그렇게 손 감각이 뛰어날까 싶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각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원준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나는 서클체인지업을 익히는데 3년쯤 걸렸다. 2008년 배우기 시작해 2011년쯤 되니 이 정도면 되겠다 싶었는데 류현진이 한두 해에 해내는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포커페이스, 강심장 부럽다"

왼손투수들은 류현진의 표정에서 대해서도 얘기했다. 류현진은 마운드에서라면 기쁠 때와 슬플 때, 또는 이것도 저것도 아닐 때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투수에게 절반 이상의 실력일 수 있는 '멘탈'에 대해 한마디씩을 했다.

양현종은 "미국 가서 던지는 것을 보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큰 무대에서 서면 긴장하기 마련인데 표정이나 행동으로는 그런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포커페이스다"라고 했다.

장원삼은 "현진이의 가장 큰 무기는 '넉살' 아닌가 싶다. 투수도 이왕이면 둥글둥글한 성격이 좋은데 현진이가 딱 그렇다"며 "낯도 덜 가리고 사람들하고도 빨리 친해진다. 미국 무대에 빨리 적응한 데는 성격 덕도 꽤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원준 역시 "류현진하면 우선 멘탈이다. 멘탈이 정말 강하다"고 평했다.

■"별 다섯개 만점에 다섯개"

류현진을 두고 칭찬을 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분위기다.

장원삼은 "사실 '별'로 점수를 주자면 별 다섯개를 다 줘야 할 선수다. 뭐 빠지는 게 없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다 갖췄다"고 말했다.

장원삼은 선발투수에게 필요한 덕목을 차례로 끄집어냈다. "공 빠르고 제구 좋고, 변화구도 좋고, 경기 운영 좋고…. 투수에게 필요한 건 다 갖고 있다.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만점을 줄 수 있다면 만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류현진을 두고 모든 유형의 투수들이 지닌 특성을 전부 갖추고 있는 투수라고 평했다. "파워 피처라고 분류할 수 있을 정도로 힘 있는 직구를 던지는데 그러면서도 최고의 기교파 투수처럼 '손장난'도 능수능란하다"며 "무엇을 갖췄냐고 따지기보다는 과연 무엇이 없을까 생각해보면 어떤 투수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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