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올스타전, with 박지성? of 최용수

2014. 7. 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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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별들의 잔치인 K리그 올스타전은 특별하다. 하지만 올해 열리는 K리그 올스타전은 더욱 특별하다. 한국축구의 아이콘 박지성이 선수로서 뛰는 마지막 무대다. 대회 공식 명칭부터 'K리그 올스타전 with 박지성'이다.

그런데 'K리그 올스타전 of 최용수'로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 진짜 주인공은 최용수 서울 감독이 될 법하다. 발 벗고 나서서 K리그 올스타전의 볼거리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의욕이 넘친다. 2년 전 다시 선수로 참여했던 K리그 올스타전과는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당초 최용수 감독의 역할은 매우 작았다. 팀 K리그의 코치였다. 황선홍 포항 감독을 보좌하는 역할이다. 그마저도 순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불협화음이란 게 뭔지 보여주겠다"며 41세의 개구쟁이가 되겠다던 독수리였다. 그런데 최용수 감독에게 '전권'이 주어졌다. 코치와 함께 주심을 맡게 됐다. 전반에는 팀 K리그의 코치로, 후반에는 주심으로 1인 2역을 맡는 것이다. 후반에는 '내 세상'이 된 셈이다. 휘슬을 잡게 되자 의기양양해진 최용수 감독이다. 내 마음대로 경기를 주무를 수 있게 됐다. 마음에 안 들면 '레드카드'를 주면 된다.

일찌감치 레드카드 2장을 예고했다. 그 상대는 팀 박지성의 거스 히딩크 감독과 리더 박지성이다. 대놓고 흥행에 찬물을 끼얹겠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에 대해선 "2002 한일월드컵에서 출전시간이 짧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갚아 주겠다. 그리고 그 분은 벤치가 아니라 단상에서 경기를 보셔야 할 분이다. 바로 올려보내 드리겠다"라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한일월드컵에서 최용수 감독을 조별리그 미국전에서 교체로 한 차례 뛰게 했을 뿐이다. 그 '아픔(?)'을 10년이 넘도록 간직하고 있는 최용수 감독이다.

박지성을 내보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틀 뒤 결혼하는 새 신랑을 위한 보호차원이다. "큰 일을 앞두고 다치면 안 된다. 박지성이 누구인가. 대한민국 국보 아니냐"라며 '걸어서만 들어오라'는 예비신부의 당부를 실천해주겠다는 최용수 감독의 한마디였다.

'주심' 최용수가 꺼내는 레드카드에 '선수' 박지성이 용납할까. 이미 불합리한 판정에 대해 평소대로 주심에게 '욕'을 하겠다던 박지성이다. 주심 최용수와 선수 박지성의 입씨름이 펼쳐지는 진풍경이 벌어질 테다.

단순히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의 퇴장을 공언한 게 다가 아니다. 이래저래 쥐락펴락하고 있는 최용수 감독이다. K리그 클래식에서 감독 및 선수를 통틀어 가장 쇼맨십이 뛰어난 그다. 이 볼 것 많은 잔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도가 지나칠지 모른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최용수 감독이 주심으로 나선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사 반대를 외쳤다. 대놓고 '위험 인물'이라고 했다. 차라리 심판위원장을 역임한 정해성 전 전남 감독이 주심을 맡아야 하지 않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주심 최용수가 펼칠 판에 우려를 나타낸 것인데 그 장난의 재미를 잘 알기에 꺼낸 발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주심을 제의 받았을 때, 어떻게 하면 보다 재밌게 '양념'을 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 최용수 감독이다. 어떤 퍼포먼스로 당혹케 하면서 웃게 만들까. K리그 올스타전의 90분은 그의 손바닥 위에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 K리그 올스타전의 진짜 MVP는 최용수 감독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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