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의 아프리카축구55] 드로그바-에토오의 '월드컵 시계'는 멈췄다

정지훈 입력 2014. 7. 24. 04:27 수정 2014. 7. 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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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동유럽국가에 '밭매는 김태희'가 있다면 아프리카에는 '밭매는 호날두'가 있다. 그만큼 훌륭한 선수들이 아프리카에 많다는 말이다. 최근 세계 축구계의 흐름이 아프리카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이 대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스포탈코리아'가 준비했다. 매주 목요일 '아프리카축구55'라는 이름으로 아프리카의 최신 이슈와 소식을 독자에게 전한다.

전차군단' 독일이 4번째 별을 가슴에 달면서,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 최고의 스타이자, 살아있는 레전드 디디에 드로그바(36)와 사무엘 에토오(33)의 '월드컵 시계'도 멈췄다.

아쉬움이 가득했고, 아프리카 최고 스타들의 쓸쓸한 퇴장이었다. 특히 드로그바와 에토오에게 월드컵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지만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조국의 조별리그 탈락을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드로그바가 이끄는 코트디부아르는 이번 월드컵 최고의 다크호스였다. 최전방 공격수 드로그바는 물론 야야 투레, 윌프레드 보니, 제르비뉴, 셰이크 티오테 등 유럽 빅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즐비했기에 이번만큼은 월드컵 최고 성적(16강 이상)을 기대했다.

조 편성도 나쁘지 않았다. 과거 두 번의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에 포함됐던 것과 달리, 이번 월드컵에서는 콜롬비아, 그리스, 일본과 함께 C조에 배치되며 손쉬운 16강 진출이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이끄는 콜롬비아는 막강했고, 유로 2004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그리스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드로그바는 조국의 16강 진출을 위해 분전했다. 일명 드로그바 효과였다. '드록신' 드로그바는 일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서 교체투입 되자마자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결국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콜롬비아와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드록신'의 모습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하고 말았다.

조국의 내전까지 막으며 신이라 불리던 사나이 드로그바였지만,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고 결국 월드컵 16강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카메룬 '흑표범' 에토오의 마지막 월드컵도 쓸쓸하게 막을 내렸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 불리던 에토오는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 무대를 두루 경험하면서 리그, 챔피언스리그, 리그컵 등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인터 밀란 소속으로는 '트레블'까지 기록하며 명실상부 아프리카 최고의 공격수에 올라섰다.

하지만 유독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서부터 카메룬 국가대표로 출전한 에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영광을 누렸지만 2002 한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에토오는 카메룬 축구협회의 행정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대표팀에서 은퇴를 선언했고, 국민들은 에토오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201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하자 카메룬 대통령과 체육부장관이 나서 에토오의 대표팀 복귀를 추진했고 결국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이번 월드컵까지 참가했다.

그만큼 카메룬 국민들이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하지만 에토오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미 전성기의 몸 상태는 아니었고 잦은 부상이 문제였다. 에토오는 멕시코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고, 크로아티아, 브라질과 2,3차전은 무릎 부상으로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도 못했다.

에토오가 빠진 카메룬 대표팀은 최악이었다. 그들은 스스로 월드컵을 포기했다.

월드컵 전부터 보너스 지급 문제로 카메룬 축구협회와 갈등을 일으켰던 카메룬 선수들은 뛸 마음이 없어 보였다. 선수들은 태업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알렉스 송이 고의적인 팔꿈치 가격으로 퇴장을 당했고, 후반 막판에는 아수 에코토가 머리로 무칸조를 가격하는 등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이에 현지 언론들은 카메룬 대표팀의 승부조작 의혹을 제기할 정도로 카메룬의 이번 월드컵은 형편없었다.

에토오는 이 모습을 지켜봐야만했다. 주장으로서 끝까지 팀을 격려하며 팀을 이끌었지만, 이미 분위기는 최악이었고 결국 그의 마지막 월드컵은 아쉬움만 가득했다. 또한, 에토오는 또 한 번 16강 무대를 밟지 못하면서 월드컵과 인연을 만들지 못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명성을 높였던 드로그바와 에토오. 그러나 유독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고, 단 한 번도 16강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채 그들의 월드컵 시계는 멈춰버렸다.

글=정지훈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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