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도피부터 변사체 발견까지..검찰 뒷북 추격

2014. 7. 2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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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원→신엄마 언니 집→신도 한모씨 집→송치재 별장

금수원→신엄마 언니 집→신도 한모씨 집→송치재 별장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검찰이 전남 순천 별장 수색 당시 벽 안에 숨어 있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을 놓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유씨의 그간 은밀한 도피 행각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3일 유씨가 금수원을 빠져나간 이후부터 변사체로 발견되기까지 쫓고 쫓기는 추적 상황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4월 19일 금수원에서 장남 대균씨, 측근들과 함께 도피 회의를 시작했다. 세월호가 침몰한지 사흘이 지난 시점이었다. 대균씨는 그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누나 섬나씨가 사는 프랑스로 출국하려다 출국금지된 사실을 알고 금수원으로 돌아온 뒤였다.

유씨는 4월 23일 새벽 검찰이 금수원을 압수수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곧바로 구원파 신도인 '신엄마'의 언니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튿날 구원파 신도 한모씨 집으로 은신처를 다시 옮긴 유씨는 그곳에서 5월 3일까지 머무르다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으로 이동했다.

도피길에는 측근이자 의사인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과 운전기사 양회정씨, 김엄마, 신엄마 등이 동행했다. 이곳에서 유씨는 장기 은신체제에 돌입했다. 더 은밀한 숨을 곳을 구하려고 현금 2억5천만원을 주고 차명으로 임야와 임야 속 주택을 구입했다.

검찰은 유씨가 이미 도피체제에 들어간 뒤인 5월 13일 출석을 통보했고 16일까지 나오지 않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어 40여명으로 검거팀을 구성, 본격적인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잠적한 유씨의 소재 파악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 검찰은 체포한 조력자로부터 '송치재 별장에서 유씨를 본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검찰은 5월 25일 밤 대대적인 별장 압수수색에 들어가 유씨와 함께 도피생활을 하던 30대 여성 신도 신모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이 포위망을 점차 좁혀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신씨는 조사에서 "5월 25일 새벽 성명불상의 남자가 유병언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다시 잠이 들었다 깨보니 유씨가 사라지고 없었다"는 진술을 했다. 검찰이 압수수색 하기 전에 유씨가 이미 별장을 빠져나갔다는 취지였다.

유씨를 놓친 것으로 판단한 검찰은 사나흘 뒤 유씨 측근들의 의심스러운 움직임을 포착했다. 유씨의 오른팔로 알려진 금수원 상무 이석환씨 명의의 승합차가 해남으로 빠져나간 것이 CCTV에 포착된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의문의 남자와 송치재 별장을 빠져나간 유씨가 해남지역에 새로운 은신처를 마련한 것으로 오판했다. 나중에 이런 움직임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교란 활동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검찰에 다시 새로운 추적 단서가 된 것은 신씨의 새로운 진술이었다.

신씨는 체포된지 한 달이 지난 뒤인 지난 6월 26일에야 별장 압수수색 당시인 5월 25일 유씨가 2층 통나무 벽안에 있는 은신처로 피신했고, 검찰수사관들이 수색을 마칠 때까지 그곳에 숨어 있었다고 진술했다.

코앞에 있던 유씨를 놓친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급히 송치재 별장 내부 수색에 들어갔지만, 유씨를 찾을 수는 없었다. 유씨가 숨어 있던 곳에서는 현금 8억3천만원, 미화 16만달러가 든 여행가방만 남아있었다.

검찰은 이후 구원파 신도를 잇따라 체포하면서 유씨의 흔적을 찾기 위해 애썼으나 모두 실패했다.

휴대전화 1천여대의 통화내역 170만건을 분석하고 도피 의심차량 60여대를 추적했다. 서울 등 전국 16개 시도에서 신도 주거지와 계열사 부동산, 구원파 시설 등 20여만곳을 수색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별장으로부터 2.5㎞ 떨어진 매실밭에서 지난 6월 12일 발견된 변사체가 뒤늦게 유씨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유씨를 잡으려는 검찰의 애타는 추격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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