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승' 커쇼·그레인키·류현진, 서너 가지 돋는 공통점

스포츠 입력 2014. 7. 23. 09:38 수정 2014. 7. 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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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김홍석 객원기자]

◇ 류현진-커쇼-그레인키 등판경기를 지켜보면 유독 안정감이 느껴진다. ⓒ 연합뉴스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시즌 11승으로 '선발왕국' 다저스에서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각) 미국 피츠버그 PNC 파크서 열린 '2014 MLB' 피츠버그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했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온 류현진은 다저스가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5-2 승리, 시즌 11승(5패)째를 따냈다. 이로써 류현진(11승5패 평균자책점 3.39)은 리그 다승 부문 공동 3위에 올라 다승왕에도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위치에 섰다. 원투펀치 클레이튼 커쇼(11승2패 1.92)와 잭 그레인키(11승6패 2.90) 포함 총 3명의 11승 투수를 보유한 유일한 구단이 됐다.

올 시즌의 다저스는 말 그대로 '선발 중심의 야구'를 하고 있다. '에이스 오브 에이스' 커쇼를 중심으로 '1선발 같은 2선발' 그레인키와 '2선발 같은 3선발' 류현진이 뒤를 받치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많은 승리를 따낼 수 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다저스 1~3선발의 경기를 지켜보면 다른 투수들에 비해 유독 안정감이 느껴진다.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상대 타자를 걸어서 내보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탁월한 제구력은 다저스가 자랑하는 3명의 선발투수가 지닌 대표적인 공통점이다.

커쇼는 15경기 103.1이닝을 던지는 동안 불과 14개의 볼넷만 허용했다. 경기당 1개가 채 되지 않는다. 대신 삼진은 무려 134개나 잡아냈다. 9이닝 당 탈삼진(11.67)에서 리그 1위인 것은 물론 삼진/볼넷 비율도 9.57이란 놀라운 수치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레인키는 20경기 124.1이닝을 던지는 동안 27볼넷 130삼진을 기록 중이다. 9이닝 당 탈삼진 개수도 9.41로 리그 4위에 올라 있으며, 삼진/볼넷 비율도 4.81로 리그에서 다섯 번째로 좋다. 류현진도 이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19경기 등판한 류현진은 111.2이닝 동안 22볼넷 98삼진을 기록했다. 9이닝 당 삼진 숫자도 7.9개로 리그 20위, 삼진/볼넷 비율은 4.45로 리그 8위다.

류현진의 경우 최근 들어 새롭게 장착한 커터가 효과를 보면서 탈삼진 개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경기를 쉽게 풀어가기 위해 맞춰 잡기에 집중할 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삼진을 잡아낼 수 있다. 이처럼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자랑하는 파워피처 유형의 선발투수들이 안정된 제구력까지 겸비했으니 그들의 경기운영에 신뢰가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들 세 투수가 지닌 또 하나의 공통점은 '주자를 묶어두는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세 투수 모두 상대팀 주자들이 도루를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만드는 탁월한 '주자 조련사'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선발등판 경기를 보다 보면 디 고든이 도루를 시도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올 시즌 다저스의 '돌격대장' 역할을 맡고 있는 고든은 지금까지 45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이 부문 1위다. 빠른 발을 활용한 고든의 플레이는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상대팀에서 도루를 성공하는 장면은 찾아보기 어렵다. 도루 성공은커녕 시도조차 보기 어렵다. 그것은 커쇼나 그레인키의 등판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주자들의 도루 시도는 고작 3번밖에 없었다. 그 중 한 명은 2루에서 잡혔다. 커쇼의 등판 경기에서도 상대 선수들은 4번의 도루를 시도했고, 그 중 2번은 잡혔다. 그레인키의 경우 4번 성공 1번 실패로 두 투수에 비해 확률은 높지만, 역시 시도 횟수 자체는 매우 적다.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난해도 류현진은 3번 시도 중 단 하나의 도루만 허락했고, 커쇼는 9번 시도 중 5번, 그레인키는 7번 시도 중 3번만 허용했다. 세 명 모두 리그에서 가장 도루하기 까다로운 투수로 손꼽힌다.

샌디에이고를 대표해 올스타로 선발된 타이슨 로스의 경우, 올 시즌 현재까지 무려 23번의 도루를 허용했다. 주자를 잡아낸 것은 5번뿐이다. 허용횟수나 도루 시도 수 모두 리그 최다다. 그 외에도 두 자릿수 도루를 허용한 투수들은 수두룩하다. 다저스 소속의 댄 하렌(14허용 1아웃)과 조쉬 베켓(11허용 5아웃)도 예외가 아니다.

다저스의 주전 포수 A.J. 엘리스의 올 시즌 도루 저지율은 고작 15.6%밖에 되지 않는다. 내셔널리그의 포수들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실제로 다저스의 도루 허용은 60개로 15개팀 중 7번째로 많다. 상대 선수들이 포수가 무서워 도루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주자를 묶어두는 것은 커쇼와 그레인키, 그리고 류현진 스스로의 능력 덕분이다. 커쇼와 류현진은 좌완인 데다 퀵 모션이 빼어나 상대 주자들이 뛸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레인키는 우완임에도 같은 수준의 도루 억제 능력을 보여주는 특별한 투수다.

단순히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 투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뛰어난 제구력과 도루 억제 능력을 지닌 다저스의 11승 트리오가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던지고 난 후의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뛰어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현지의 수많은 매체들이 이들을 향해 찬사를 쏟아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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