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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氣 살아난 윌슨, '류현진 11승 기념 패션쇼(?)'

조회수 2014. 7. 23. 16: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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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Part 1. A.J 앨리스, "나 머리에 공 맞아서 생각을 못 하니 RYU가 알아서 해"

Part 2. 氣 살아난 윌슨, '류현진 11승 기념 패션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1승을 챙겼습니다. 이날 경기가 더 의미 있는 건 후반기 첫 단추를 깔끔하게 끼웠다는 개운함과 안정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류현진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진화하는 괴물의 모습은 완성형 괴물의 모습을 기대하게 합니다. 그래서 류현진의 매 경기가 기다려지는 것 같습니다.

류현진은 올스타 브레이크 때 충분한 휴식을 취해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 올렸고, 절친 마틴 김의 원정 동행으로 인해 편안함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승리를 이끈 진짜 원동력은 류현진의 승리욕! 안되는 날에는 뭘 해도 안되지만 이날은 시작부터 좋았습니다. 뭘 해도 될 것 같은 날 4회 2실점은 류현진의 승리욕을 불타오르게 했죠.

4회 2실점을 했지만, 그가 마운드에서 웃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 01. 앨리스, "나 머리에 공 맞아서 생각을 못 하니 RYU가 알아서 해"

기분 좋게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가던 3회 말. 첫 번째 타석에 오른 볼케즈를 2구 만에 1루수 땅볼 아웃처리하고, 두 번째 타자 마르티네즈를 4구 만에 3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아웃 카운트 하나만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류현진은 해리슨을 삼진으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해리슨을 삼진으로 잡을 때 류현진이 앨리스의 사인을 2~3번 취소하고 본인이 직접 정해 통쾌함은 더 했습니다.

3회 2사에서 타석에 오른 해리슨을 잡을 좋은 방안이 생각났던 류현진. 92마일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해 기분 좋게 삼진아웃을 시켰습니다.

2스트라이크 1볼 상황에서 류현진은 조심스럽게 앨리스를 부릅니다. "앨리스~ 이리 와봐!"

류현진, "이번에는 이렇게 해보자".류현진이 앨리스에게 제안했고, 앨리스도 흔쾌히 알았다며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통쾌하게 헛스윙을 유도하며 삼진!으로 잡아내는 류현진.

그래 바로 이거야!

이렇게 3회를 10개의 공을 던져 깔끔하게 마무리한 류현진은 기분좋게 마운드를 내려왔습니다.

더그아웃에 들어오자마자 앨리스가 류현진을 보며 '좋은 선택'이었다 눈초리로 바라보며 파이팅을 외칩니다.

허니컷 투수 코치도 옆에서 류현진 칭찬하기에 거들기 시작합니다.

계속되는 허니컷 투수 코치와 앨리스의 칭찬에 으쓱해지기도 하고, 멋쩍기도 한 류현진. 그런데 이때 앨리스의 결정적인 한 마디에 웃음이 '빵' 터지고 맙니다.

"현진! 이제 네가 알아서 해. 혼자 해도 되겠다.난 머리를 맞아서 생각을 못 하거든.."

마틴 김에게 확인해 본 결과 앨리스는 류현진에게 이와같은 농담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류현진과 배터리를 이룬 A.J 앨리스는 2회 초 타석에 올라 볼케즈의 투구에 머리를 맞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이를 류현진을 칭찬하기 위해 농담으로 승화시킨 것이었습니다.

# 02. 氣 살아난 윌슨, '류현진 11승 기념 패션쇼(?)'

올 시즌 류현진 경기에서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줬던 윌슨이었기에 5-2로 3점이나 앞선 상황이지만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만은 없었습니다.

8회 첫 타석에 오른 해리슨을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 시키고, 두 번째 타자를 5구 만에 삼진으로 잡은 윌슨이지만 제구가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결국, 세 번째 타석에 오른 멕커친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게 됐고, 윌슨은 곧바로 교체되어 마운드를 내려왔습니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윌슨의 머릿속엔 '현진이 경기인데…. 현진이 경기인데…'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승리투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던 류현진을 계속 의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더그아웃에서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윌슨의 공을 이어받은 하웰이 피츠버그 네 번째 타자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자 윌슨은 YES!를 연발. 하웰이 더그아웃에 들어오기를 바라며 가장 먼저 하웰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하웰을 안으면서도 이런 얘기를 합니다. "하웰! 넌 정말 위기를 잘 넘겼고, 최고야"라고 말이죠.

그런데 이날은 단순히 무실점이 기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윌슨에게는 류현진 선수의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는 기쁨이 더욱 컸습니다. 하웰이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고, 이에 안심이 된 윌슨은 그만의 '끼'와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합니다.

8회에서 9회로 넘어가는 공수교대 시간에 윌슨은 느닷없이 점퍼를 입으며 "헤이 미디어"를 외칩니다. 한국 취재진을 보며 말이죠.

"난 이렇게 멋지게 차려입고 클럽 갈 거야. 오늘은 승리야. 현진 승리야"

"멋지지? 아주 멋진 모습으로 찍어서 (한국팬들에게)전해줘".한국 취재진을 보며 이렇게 포즈를 취하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윌슨을 보며 옆에 있던 디 고든과 맷 켐프는 실소를 터트리며 자지러졌습니다.

한국 기자에게 직접 대고 이렇게까지 농담을 던지는 윌슨. 오늘만큼은 류현진의 승리를 지켰다는 사실이 기뻤던 윌슨입니다.

옆에 앉아 있던 맷 켐프의 한마디는 자신감 충만해진 윌슨의 상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음을 암시했습니다."하하하. 윌슨! (한국) 기자한테 대 놓고 얘기하네? 하하하. 패션쇼라도 할 작정이야?"

후반 첫 경기에서 내용도 훌륭하고 결과도 좋았던 류현진의 등판 경기. 의기소침해 있던 동료 윌슨의 기까지 살려주는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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