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수증 한장 없이 업무추진비 2억 '펑펑'

2014. 7. 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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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체육회 상임부회장 비리 의혹

광주광역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이 지난 4년간 매월 500만원씩 개인 통장으로 업무추진비(직무수행경비)를 받아 무보수 명예직의 규정을 어기고 사실상 급여 성격의 수당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4년간 매월 일정액의 수당을 받았지만 김 상임부회장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 관련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광주시와 광주시체육회에 따르면 김홍식 동신대 교수는 민선 5기 출범 다섯 달 만인 2010년 11월 시체육회 상임부회장에 취임했다. 김 상임부회장은 취임과 함께 그동안 매월 300만원이던 상임부회장의 업무추진비를 500만원으로 인상하고 매월 1일 자신 명의의 통장으로 받고 있다. 업무추진비를 현금으로 받은 셈이다.

김 상임부회장은 지난 4년간 업무추진비로 모두 2억원 이상을 받았다. 김 상임부회장은 지난해 2월 4년 임기의 상임부회장에 재선출되면서 2017년까지 매월 500만원씩 업무추진비를 받게 된다.

시체육회 사무규정을 보면 상임부회장은 직원이 아닌 임원으로 인건비 지급 대상이 아니다. 즉 상임부회장은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을 수 없는 자리다. 매월 지급하는 수당은 급여에 포함돼 김 상임부회장이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그런데도 김 상임부회장은 매월 500만원씩 정기적으로 업무추진비를 받아와 사실상 편법으로 급여를 받아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체육회는 1986년 상임부회장 제도가 생긴 이후 매년 300만∼5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관행적으로 지급해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김 상임부회장이 받은 업무추진비는 상임부회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수당인 직무수행 경비로 별도의 영수증 제출 등이 필요하지 않다. 때문에 김 상임부회장이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돼 공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상임부회장이 받는 직무수행경비는 일반 업무추진비와 달라 개인 계좌로 송금하면 절차가 끝난다"며 "송금 이후 사용 내역을 확인하는 영수증 제출 등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상임부회장은 매월 급여 형식으로 시체육회 직원보다 많은 금액의 수당을 받아 과세 대상이지만 한 차례도 세금을 내지 않아 관련법 위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 공무원들은 매월 1일 김 상임부회장처럼 받은 수당에 대해 원천 과세를 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상임부회장은 업무추진비 대부분을 시체육회 산하 52개 경기연맹 회원들의 경조사비와 대외활동비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김 상임부회장은 "업무추진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전용한 적은 없다"며 "이 같은 업무추진비 집행은 시체육회의 오랜 관행으로 알고 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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