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야권연대 제안은 '신의 한 수'

2014. 7. 23.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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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민후당의 마음으로 내가 먼저 양보" 지금까지 보지 못한 手

[CBS노컷뉴스 조태임 기자]

동작을에 출마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선민후당(先民後堂)'의 마음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기동민 후보에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노 후보는 22일 오후 동작구 선거사무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 개인 자격으로 야권연대를 논의해 달라고 당에 공식 요청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동작을에 출마한 기동민 후보에는 용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노 후보는 기동민 후보와 새정치연합에 "24일까지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회찬이 사퇴하고 기동민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사전투표일인 25일 전까지는 두 후보간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단일화 논의는 누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느냐를 놓고 겨루기 마련인데 24일까지 정리가 되지 않으면 본인이 깨끗이 사퇴를 하겠다는 승부수를 먼저 띄운 것이다.

'당 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다고 거부 입장을 명백히 했던 새정치연합도 생각지 못한 제안에 이날 밤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신감의 발로? 혹은 '본인을 희생한' 승부사?

노 후보의 깜짝 발표에는 일종의 자신감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권연대에 당당히 응해서 이길 자신 있다" 라며 "제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야권 연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저라도 물러나서 다른 후보가 단일후보로서 승리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21일 발표된 CBS노컷뉴스와 포커스컴퍼니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단일화할 경우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24.9%, 정의당 노회찬 후보 32.4%로 노회찬 후보 선호도가 앞섰다.

야권 단일화 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 지지응답은 46.5%,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 38.4%였고, 노회찬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 42.7%, 정의당 노회찬 후보 41.9%로 조사되면서 노회찬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나경원 후보를 오차범위 내로 따라 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기동민 후보가 노회찬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여 단일화 논의에 들어가게 되면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지도나 후보 적합도 면에서 노 후보가 기 후보를 앞서기 때문에 노 후보 입장에서는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경우 기선을 잡을 수 있게 된다.

또 나경원 후보와 기동민, 노회찬 후보 3파전으로 진행될 경우 야권의 표가 분산되기 때문에 나경원 후보에 자리를 내주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이 때문에 어차피 단일화가 되지 않아 질 경기라면 먼저 양보하겠다는 '호인'의 자세를 보여주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단일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노 후보는 손해 볼 게 없다.

새정치연합과 기동민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노 후보는 '실리' 보다는 '명분'을 위해 후보직을 사퇴한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노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권연대가 후보 중에 누가 이기느냐의 게임이라기 보다 집권여당을 심판하길 바라는 국민이 주인공이라 생각한다"며 당이나 자신을 위한 것보다는 국민을 위한 승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후보든, 기동민 후보든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권은희 전략공천 파동과 재산 축소신고 은폐 등 새누리당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현재 분위기를 역전하는 촉발제가 될 수도 있다.

노 후보의 '선민후당'의 자세가 분산된 야권지지표를 결집시키고 정치를 외면했던 유권자를 끌어모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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