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망 확인] 풀리지 않는 의문점 4가지

김성민 기자 2014. 7. 23.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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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와 지문 분석을 통해 확정된 것은 유병언씨가 죽었다는 사실뿐이다. 유씨의 시신은 검찰이 지금까지 말해온 그의 동선이나 행동 특성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모습으로 발견됐다.

①18일 만에 백골로 발견?

첫 번째 의문은 유씨의 시신 상태다. 경찰은 "유씨의 시신은 발견 당시 온몸의 피부 조직이 80% 이상 녹아내려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였다"고 밝혔다. 검경에 따르면 유씨는 검찰의 급습을 피해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에서 도주한 5월 25일까지는 분명히 살아 있었다. 불과 18일 만인 6월 12일 유씨는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조차 "경험적으로는 반년 이상 된 시신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성한 경찰청장조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물어보니 날씨가 무덥거나 질병이 있는 등 상황에 따라 부패가 이번처럼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들었다"고 할 정도였다. 이례적인 상황임을 인정한 것이다. 법의학자인 이윤성 서울대 의대 교수는 "초여름 산기슭과 같은 다습한 환경에서 구더기 등 곤충이나 야생 동물에 의한 훼손이 함께 일어나 백골화가 급속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발견 당시 유씨의 시신에서는 다수의 구더기가 발견됐다.

②유씨를 돕던 구원파 조력자는 어디에?

검찰은 그동안 "유씨는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을 받아 도피하고 있다"며 칠순인 유씨가 장기 도주할 수 있는 이유가 비호 세력 덕분이라고 말해 왔다. 검찰은 그러면서 '김엄마'로 불리는 김명숙(59)씨와 유씨의 운전기사 양회정(56)씨를 지목해왔다. 유씨는 그러나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검찰의 급습을 피해 혼자 도주했다가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25일 검찰이 순천 송치재 휴게소를 급습했을 때 그 부근 별장에서 유씨와 함께 숨어 있었던 여성 신도 신모(34·구속)씨도 검찰 조사에서 "회장이 밤에 혼자 나갔다. 금방 올 줄 알았는데 안 들어왔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③유씨 유류품에 웬 술병?

숨진 유씨의 곁에서 발견된 물건들도 그답지 않은 것이 많았다. 술은 전혀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유씨가 남긴 가방 속에서 막걸리 빈병 1병과 소주 빈병 2병이 발견된 것이 그렇다. 빈 소주병 2개 중 하나는 10년전 출시가 중단된 옛 소주 브랜드였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유씨가 술을 마셨는지 안 마셨는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유씨가 술병을 가방에 넣어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평소 유기농 식품만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숨진 유씨의 가방에선 패스트푸드용 머스타드 소스와 육포 등이 발견됐다.

④휴대폰도 지갑도 없어

숨진 유씨의 유류품 속엔 쫓기는 사람에겐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 보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물건이 안경이다. 유씨는 늘 안경을 쓴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어둑한 산중에서 인적을 먼저 피해야 할 그로서는 안경은 가장 중요한 물건이다. 그의 수중에선 돈도, 지갑도, 휴대폰도 발견되지 않았다. 아무리 조력자들이 곁에 없었다 해도 최소한의 비상금과 연락 수단조차 없었다는 점은 의문이다. 경찰청은 22일 전남청 1부장(경무관)을 장(長)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시신 발견 장소 주변 등을 정밀 수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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