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못 잤더니 살이 빠졌어요

입력 2014. 7. 22. 16:25 수정 2014. 7. 22. 16: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불규칙한 수면패턴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살은 빠져서 내심 기쁘다? 이거, 괜찮은걸까?

Q.야간 교대근무를 해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절 보고 살이 빠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됐어요. 실제로 체중계 상으로도 체중이 줄긴 줄었구요. 피곤하지만 좋은 점도 있긴 있구나 내심 좋아하고 있었는데 오늘 회식자리에서 '나도 처음엔 좋아했는데 나중엔 살이 더 찌더라'는 말을 듣고 불안해졌습니다. 농담 삼아서 한 말 같기도 한데 자꾸 신경 쓰여요. 제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A.스트레스는 양날의 검과 같다!

똑같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누구는 살이 찌 반대로 살이 빠졌다는 사람도 있다. 그저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서일까? 열쇠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cortisol]"에 있다.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이름이라면 학창시절의 경험 때문일 것이다. 고등학교 생물 단원에서 '교감신경 VS 부교감 신경'이 자꾸 헛갈려 외우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교감신경 : 동공확장, 혈관 확장, 심박수 증가, 호흡증가, 소화 억제, 흥분작용 부교감신경 : 동공수축, 혈관 수축, 심박수 감소, 호흡감소, 소화 촉진, 안정상태

혼동을 막는 암기 팁을 일러주자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교감선생님한테 걸렸을 때 활성화 되는 신경이 바로 교감신경"이다. 위기순간에 닥치면, 다른 말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순간적인 결단을 내려야한다. 어느 방향이 됐든 빨리빨리 움직여야 한다. 이런 전투적인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교감신경계가 흥분하고 신호를 전달받은 근육과 두뇌가 활성화 된다. 코르티솔은 이 신호 전달체계 안에서 메신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코르티솔의 다른 이름은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몸을 각성시키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 코르티솔. 하여 코르티솔의 단기효과는 '살을 빠지게 만든다'. 근육운동과 두뇌회전을 위한 에너지는 몸에 있는 체지방을 분해시켜 얻어지기 때문이다. 야근, 상사의 압박, 마감임박 등의 상황에서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고 코르티솔 분비가 높게 유지된다. 더불어 소화기관에 있던 혈액이 근육으로 몰리며 식욕도 떨어진다. 다시 말해 살이 빠진다!

그런데 이 상태가 한 달 내내 이어진다면 어떨까?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선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선 정 반대의 일들이 벌어진다. 몸에 있는 체지방만으로는 견딜 수 없어 근육까지 분해해 에너지로 쓰기 시작하고 이는 대사량 감소와 피로로 이어진다. 뇌는 부족한 에너지를 충당하기 위해 외부에서 추가 영양분 공급을 요청한다. 식욕이 왕성해지고 폭식을 시작한다. 코르티솔의 장기효과는 '살찌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야근이 일주일 정도 계속되면 살이 빠지지만 한 달 내내 계속된다면 살이 찐다. 잠을 못 잤더니 살이 빠졌다고 좋아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최고의 피로회복제는 잠이라는 사실을 명심 또 명심할 것.

Copyright © 엘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