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119대원, SNS에 "세월호 지원..오늘도 최고가 되겠습니다"

2014. 7. 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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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강은나래 기자 = "오늘도 저희 119소방관들은 최고가 되겠습니다."

17일 소방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구급대원 이은교(31) 소방사는 사고 사흘 전인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남 진도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강원도 119특수구조단 항공구조대는 진도 세월호 침몰 해역에 대한 유실 방지 항공 수색을 오늘도 지원합니다."

헬기를 타고 아찔한 높이에서 검푸른 진도 해역을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과 함께 "오늘도 저희 119소방관들은 최고가 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추락사고 1시간여 전에는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모 일간지에 기고한 '소방관들의 정당한 외침'이라는 제목의 글을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화재현장이나 재난현장에서 헌신적으로 일하는 그들에게 국가직 하나 만들지 못해 사기를 꺾어버리면 되겠는가.'

그리고 나흘간의 항공 수색 지원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복귀하던 17일 오전.

이륙한 지 5분 만에 광주 도심으로 추락한 AS365-N3 헬기와 함께 강원도소방본부 소속 다른 공무원 4명과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이 소방사는 이날 순직한 공무원 중 막내였다.

특전사 출신 중사로 전역했고, 2007년 이라트평화재건사단 복무 때는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소방 공무원으로서의 근무 경력은 3년7개월밖에 안되지만, 구조활동에 대한 의욕이 대단했다고 동료는 입을 모았다.

일선 소방서에서 시작해 일반 소방대원이 하기 어려운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항공구조대에 몸을 담은 지는 이제 2년째.

힘든 직업이었지만 직무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라 자신의 차에 'I♥119'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다.

무술부터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10여 개에 달하는 자격증도 갖고 있었지만, 구조활동이나 훈련이 없을 때는 늘 공부하는 모습이었다.

올봄 횡성군 송호대학 간호학과에 입학한 것도 구조대원으로서의 전문성을 더 갖추고 싶어서였다.

119에 대한 애착이 큰 만큼 열악한 근무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컸기에 지난 6월 지방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촉구하며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그의 SNS는 119에 대한 애착으로 늘 가득했다.

아직 찬바람이 매서운 3월 항공 수난구조 훈련 소식을 전하며 "우린 해난구조도 할 수 있습니다!"라고 긍지를 보였고, 휴가철 동해안 피서지에서의 고된 지원 활동에도 "늘 최고인 분들, 좋은 분들뿐"이라며 밝은 인사를 전했다.

평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쉬는 시간마다 구조 기법 개발에 몰두해 새로운 로프 매듭 법을 만들어 사진이나 영상에 담아 올리곤 했다.

그리고 오는 9월에는 한 성당에서 사랑하는 약혼녀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이 소방사의 한 동료는 "이 소방사는 늘 '어떻게 하면 구조를 더 잘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온 정말 성실한 친구였다"면서 "순직한 대원들 모두 너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기 책임을 다한 동료라 남은 직원들 모두 비통함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한편 헬기 사고로 순직한 소방 공무원들의 SNS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부디 천국에서는 일반행정직으로부터 차별받지 않는 소방공무원으로서 편히 눈 감으소서!', '빨리 돌아오라. 내 가슴이 터질 것 같다'는 등 이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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