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내 난민 로힝야족 여성의 슬픈 출산

2014. 7. 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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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웨<미얀마> AP=연합뉴스)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최근 태어난 지 4시간 된 아이가 땅에 묻혔다.

이슬람 전통에 따라 흰 천에 싸인 아이는 이웃들의 기도 속에 아버지 무함마드 샤피크가 파놓은 넓이 30㎝, 길이와 깊이 90㎝인 작은 무덤을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안식처로 삼았다.

로힝야족 수만 명이 머무는 라카인주 난민 수용소들에서는 너무나도 흔한 광경이다.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소수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의 서러움은 이처럼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 수용소에서 제대로 된 의료 지원을 기대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많은 뇌물을 주지 않고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병원에서는 치료를 받기가 쉽지 않다. 인근 진료소에는 의사도 1∼2명 밖에 없는 데다 때때로 하루 몇 시간밖에 문을 열지 않는다.

이에 따라 난민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응급 상황 다수는 조산사나 허술하기 짝이 없는 약국의 직원이 처리한다.

태어난 지 4시간 된 아이가 숨진 '다 파잉' 캠프에는 1만명 이상의 로힝야족이 머물고 있으며 조산사 3명이 출산을 돌보고 있다.

아이의 어머니 샴수 나하드는 출산 전부터 빚더미에 올라 있었다. 누구에게 뇌물을 줘가며 병원을 찾을 처지가 아니었다. 임신하고서도 적은 양의 채소와 쌀로 연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스무 살인 나하드는 나흘간 대나무 헛간 바닥에 누워 고통을 겪다 한밤중에 아이를 출산했다.

밤사이 출산을 도왔던 조산사는 해가 뜨자마자 아이의 장례식을 준비하기 위해 돌아와야 했다. 아이가 태어난 지 한 시간 만에 아이의 아버지는 무덤을 파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도 미얀마 정부는 지난 2월 구호활동을 펼치던 '국경 없는 의사회'(MSF) 소속 의사들을 서부 라카인주 밖으로 쫓아냈다. 한 달 뒤 식량과 물을 제공하는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펼치는 유엔과 국제구호단체 사무실과 주거지를 불교 승려들이 공격해 구호요원들이 철수하기도 했다.

인구 6천여만명의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을 포함해 이슬람교도는 약 4%에 불과하다.

미얀마 정부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민의 후손인 로힝야족을 불법 입국자로 취급해 법으로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미얀마 인구조사에서 라카인주 불교도들은 로힝야족들이 출신 민족을 로힝야로 표시하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 로힝야족은 사회적으로 업신여김을 당해왔다.

지난 2012년 군사독재에서 민주정부로 이양되는 과정에서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이슬람교도와 불교도 간 유혈충돌로 200여명이 사망하고, 14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종교 간 분쟁과 긴장은 지난해에도 이어져 중부와 동북부 지방에서 양측이 충돌해 수십 명이 숨졌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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