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ISSUE | 괌 투어

글 사진 이두용 기자 2014. 6. 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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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과 축제, 체험 가득한 유토피아"청정자연 속에서 화려한 축제를 즐기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고 했던 TV광고 카피처럼 힘든 수고의 대가로 많은 이가 여행을 꿈꾼다. 피로한 도시민에게는 심신의 힐링이 우선, 발걸음은 휴양지로 향한다. 투명한 바다와 그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체험, 맛난 음식과 열정의 축제가 있는 곳. 이 모든 단어를 조합하면 괌이라는 목적지가 나온다.

유리알 같은 바다를 즐기다

괌은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의 15개 섬으로 이루어진 미국의 자치령이다. 길이는 48km, 폭은 6~14km로 남북이 길쭉하게 늘어진 모양을 하고 있다. 총 면적은 546㎢로 우리나라 거제도와 비슷한 크기다. 이 섬이 휴양지로 인기 있는 이유가 뭘까? 그 이유를 손가락으로 꼽으라고 하면 양손으로도 모자라지만 첫 번째는 투명한 바다에 있다. 섬을 에워싼 바다는 깨끗하다기보다 투명하다는 설명이 어울린다. 덕분에 괌에서는 바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해변에서의 휴식, 수영,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낚시 등 가짓수가 많다.

사방이 바다지만 괌의 경제는 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어업은 활성화 돼 있지 않다. 덕분에 바다에는 다양한 어종과 개체가 풍성하다. 개별적으로 낚시를 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체험을 겸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필자는 돌고래를 관람한다는 돌핀 크루즈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사실 낚시보다 체험에 욕심이 났다.

아갓항에서 배에 승선한 뒤 10여 분쯤 달렸을까. 정말 여기저기서 돌고래가 물 위로 뛰어오르며 모습을 드러냈다. 호주에서도 돌고래 투어를 여러 번 했었지만 이렇게 많은 돌고래가 한꺼번에 물위로 뛰어오르는 것은 처음이었다.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신기하다.

돌고래 관람이 끝나면 배는 바다 한가운데 멈춘다. 여기서 승객들은 낚시와 스노클링, 휴식 등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골라서 한다. 필자는 스노클링과 낚시 둘을 골랐다. 구명조끼를 입고 장비를 착용하고 물로 들어갔다. 맑은 물속에 얼굴을 담그고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기분은 인어라도 된 듯 신비롭다. 생각처럼 물고기가 사람 주변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음은 낚시. 괌에서는 보통 루어를 이용해서 한다. 여기 프로그램에서는 햄을 미끼로 낚시를 했다. 보통은 한두 명씩 큰 물고기를 잡는 사람이 있다는 데 우리 배에 오른 사람은 모두 실패. 배에서 제공한 연어회에 맥주를 마시며 아쉬움을 달랬다.

물에서 할 수 있는 것들

관광이 섬나라 괌의 주 수입원임을 대변하듯 바다가 아니어도 물에서 하는 놀이가 정말 많다. 돌핀 크루즈는 첫 단추 격, 물과 육지를 오가는 특별한 오리배 정도는 타줘야 큰소리 칠 수 있다. 라이드 더 덕(Ride the Duck)은 최근 생긴 프로그램으로 이미 시애틀에서 성공을 거둔 수륙양용 차량을 괌 관광에 도입한 것이다. 도심에서 독특하게 생긴 노란 차량에 오른 관광객들은 나눠준 오리 주둥이 모양의 장난감을 입에 물고 진행자의 요구에 맞춰 꽥꽥 소리를 내며 바다로 향한다. 그리고 바다에 도착하면 차량 그대로 물속으로 뛰어든다.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풍덩' 소리를 내며 바다에 오르면 승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환호한다. 이것 역시 신나는 경험이다.

스노클링이 시시한 사람에게는 씨트렉(Sea Trek)이 제격이다. 이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바다를 걷는 체험이다. 스킨스쿠버 복장을 하고 특별하게 만든 헬멧을 쓰고 물속으로 들어간다. 헬멧은 산소가 제공되는 호스와 연결돼 체험자가 물속을 걷는 동안 끊임없이 호흡을 유지시켜준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 바다가 아닌 '언더 워터 월드'라는 수족관에서 진행한다. 아무리 꾸며진 바닷속이라고 해도 눈앞에 수많은 물고기와 상어, 가오리 등을 만나면 별세계가 따로 없다. 진행자의 안내에 맞춰 물속을 걸으면서 '우와~!'를 연발하다보면 금세 프로그램이 끝난다.

매년 단 한번 불타오르는 축제

이맘때 괌을 찾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행운아다. 1년에 단 한번 이곳에서 열리는 축제 '마이크로네시아의 전설들(Legends of Micrinesia)'을 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올해로 27회를 맞는 이 축제는 괌을 비롯해 사이판, 마샬군도, 팔라우 등 이 일대 수많은 섬의 최대 행사다. 1년에 단 3일간 이들의 전통문화와 공예, 세공, 직물, 무용과 음악, 요리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무대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를 시작으로 유명 뮤지션의 공연과 원주민의 무용 등이 연일 이어진다.

첫날 원주민인 차모로족이 전통춤을 선보였다. 사뭇 인디언의 모습을 닮은 그들에게서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진다. 큰 소리로 호령하는 추장의 목소리에 수많은 관광객이 숨을 죽였다. 밤에는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가을이면 서울 하늘을 수놓는 불꽃이 대단하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만큼 하늘을 화단삼아 수많은 불꽃이 피어난다. 때문에 괌에서 본 불꽃은 다소 심심했다. 하지만 청명한 하늘로 줄기를 뻗어 꽃을 피우는 불꽃이 한 송이 한 송이 또렷하다. 형형색색 가진 모양 그대로 오롯하게 볼 수 있어 좋았다.

올해 행사의 절정은 레게였다. 이곳 주민들 사이에서 유명한 자메이카의 레게 밴드 '이너서클'이 무대에 오른 것. 땅거미가 지면서 시작된 공연은 거대한 울림을 만들며 사람들을 흥분시켰다. 열기가 뜨거워지자 식혀주기라도 하듯 비가 내렸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아랑곳하지 않고 온몸을 리듬에 맞추며 흔든다. 영화에서나 봄직한 장면에 나도 모르게 그들과 하나 되어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황홀한 선셋은 힐링의 끝판왕

보통의 일상은 어둠이 시작되면 끝나지만 괌은 다르다. 이곳의 진짜는 지금부터 시작되는 일몰.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선셋(Sunset)을 경험할 수 있다. 그저 예쁘거나 아름답다는 말로 괌의 일몰을 설명하기 힘들다. 실제로 가서 보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고 할까.

괌에서 일몰을 보는 방법도 다양하다. 여기저기 펼쳐진 해변에서 휴양을 즐기며 보아도 좋다. 하지만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일몰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원주민의 공연까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보통은 해변에 접해있는 호텔이나 리조트, 대형 음식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비용이 생각보다 저렴하다.

일단 일몰이 시작되면 타지에서 온 사람들은 저마다 사진 찍기 바빠진다. 필자는 국내외 수많은 곳을 다니면서 다양한 일몰과 마주했었다. 하지만 정말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조금 과장하면 천국에 가야 볼 수 있는 풍광이랄까. 일명 뽀샵으로 작업해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총천연색 하늘이 바다 위에서 펼쳐진다. 어느 정도를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글 사진 이두용 기자 / music@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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