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뉘앙스 인수 추진..애플 시리에 '타격'(종합)

김유리 2014. 6. 1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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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삼성전자가 애플의 음성 인식 서비스인 '시리(Siri)'를 만든 뉘앙스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한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성사되면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환경 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음성 인식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게 된다. 반면 애플은 시리 운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일부 사모펀드는 올 초부터 뉘앙스에 대한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뉘앙스의 주가는 10% 가까이 급등했다. 외신들은 "뉘앙스는 그간 삼성 및 사모펀드를 통한 매각을 언급해왔다"며 "협상 진행 정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고 전했다.

지난 1992년 설립된 뉘앙스는 음성인식 기술 로열티로만 매년 1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글로벌 음성인식 업체다. 뉘앙스는 '드래곤 보이스' '드래곤 딕테이션'을 비롯한 음성 인식 기술과 받아쓰기 기술로 유명하다. 4000개 이상의 특허 등 음성인식과 관련된 대부분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뉘앙스는 삼성·애플·아마존 등 여러 글로벌 기업과 협력 관계를 형성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드래곤 보이스를 자사 스마트TV에 사용하기 위해 뉘앙스와 포괄적 협력을 체결하는 등 협력관계를 키워왔다. 현재 삼성전자는 뉘앙스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로, 뉘앙스의 기술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태블릿PC, TV 등에 사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기기에서 뿐만 아니라 사물 인터넷 환경 하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음성인식 기능의 강화를 위해 인수를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인수 가격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현재 뉘앙스의 시가총액은 59억7000만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뉘앙스 지분을 지난 3월 말 기준 19.08% 보유 중이어서 가격 협상이 수월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뉘앙스 인수 추진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언급을 피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음성인식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 중이다. 그러나 시리의 음성인식 엔진이 뉘앙스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데다, 옐프, 오픈테이블, 울프람알파 등과 같은 회사들과의 통합에서 오는 기능들을 원활히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난항이 예상된다. 결국 삼성의 뉘앙스 인수 협상이 성사될 경우 애플은 또 다른 음성인식 솔루션 업체를 찾아나서야 한다.

한편 지문인식 기술 부문에서는 반대의 사례가 있었다. 애플은 지난 2012년 7월 삼성전자의 지문인식 관련 최대 협력사였던 에센테크(AuthenTec)를 3억56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로 인해 당시 지문인식 기술을 적용할 삼성의 차기 모델 개발에 차질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에서 도입한 에센테크의 지문인식 기술은 에어리어(Area) 방식으로 지문의 특징을 누적해 자주 사용할수록 인식률이 점차 향상되는 기술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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