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2년 차 류현진, 징크스만 벌써 5개?

2014. 4. 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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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징크스(Jinx)는 그리스신화에서 등장하는 새 잉크스(Iynx)에서 유래한 말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잉크스가 사람들을 사랑에 빠지게 하는 힘이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딸로 여기기도 했다. 제우스가 여러 여자들과 염문을 뿌린 것도 잉크스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었고, 제우스의 본처인 헤라 여신의 노여움을 사 새로 변하는 벌을 받았다고 한다. 이 의미가 조금 바뀌어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불운'이라는 뜻으로 징크스가 현재까지 쓰이고 있다.

지금은 프로 스포츠에서 징크스라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미국에 이 단어가 처음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으로 알려져 있는데 바로 야구계에 있었던 일들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앨런 샌그리(Allen Sangree)가 당시 야구계에 있었던 후일담들을 모아 1910년에 펴낸 '징크스:다이아몬드 이야기'라는 책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했는데, 이후 징크스라는 단어는 야구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힘을 얻게 됐다.

징크스는 인간의 능력이나 의지와는 관계없이 계속되는 불운을 주술적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을 때 주로 쓰인다. 야구계에서 가장 오래 된 징크스는 바로 '밤비노의 저주'다. 1920년 보스턴 레드삭스는 펜웨이 파크 건설 과정에서 빌린 돈을 값기 위해 간판타자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팔았는데 그 이후 무려 84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다. 2004년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두며 이미 깨진 저주.

밤비노의 저주가 사라진 지금은 '염소의 저주'가 가장 오래 된 징크스라 할 만하다. 1945년 시카고 컵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컵스 팬인 빌리 시아니스가 염소를 데리고 컵스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를 찾았는데, 입장을 거부당하자 '다시는 여기에서 월드시리즈가 안 열릴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그리고 정말 그 해 이후 리글리필드에서 월드시리즈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시아니스의 후손은 염소를 야구장으로 끌고 와 저주를 푸는 의식까지 치렀지만 여전히 컵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처럼 야구에서 징크스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위해서는 조건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오랜 시간동안 좋지 않은 결과가 반복되어야 한다. 밤비노의 저주는 84년 동안 힘을 발휘했고, 염소의 저주는 68년 째 계속되고 있다. 두 번째는 징크스의 사전적 의미 그대로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불운'이어야 한다. 컵스는 염소의 저주를 풀기 위해 온갖 주술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월드시리즈 문턱에도 못 가고 있다. 최근에는 팀 리빌딩에 돌입, 몇 년은 기다려야 성과가 보일 것 같다.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풀기 위해 데려 온 인물이 밤비노의 저주를 부순 테오 엡스타인이라는 점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에 따라붙는 징크스는 여러 종류가 있다. 작년에는 원정 징크스와 낮경기 징크스, 1회 징크스가 있었다. 그리고 올해는 프로 스포츠에서 유명한 2년차 징크스에 걸리는 해이고, 첫 홈 경기였던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2이닝 8실점으로 무너지자 이번에는 홈 징크스 이야기까지 나왔다. 류현진이 4일 휴식을 하고 던질 때 성적이 더 나쁘다는 점에서 착안, 4일 휴식 징크스도 등장했다.

실제로 상황 별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성적을 살펴보자. 우선 홈/원정 성적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홈에서 류현진은 17경기 7승 5패 평균자책점 2.83을, 원정에서 19경기 10승 4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고 있다. 밤경기에서는 25경기 12승 4패 평균자책점 2.45, 낮경기에서는 11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3.98로 다소 차이를 보인다. 류현진의 1회 성적은 평균자책점 5.75로 나머지 이닝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고, 2년 차인 올해 류현진은 3승 1패 평균자책점 2.12로 징크스와는 거리가 멀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휴식일에 따른 성적은 4일 쉰 뒤 나온 경기는 16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3.74, 5일 쉰 날은 10경기 8승 1패 평균자책점 1.90, 6일 이상 쉰 날은 10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다.

1회 성적과 낮/밤경기, 그리고 휴식일에 따른 성적은 차이를 보인다. 그렇지만 이를 징크스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2년 차 선수다. 징크스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오랜 시간동안 계속해서 이어져 마치 불운처럼 느껴져야 한다. 류현진과 같이 메이저리그에서 뛴 시간이 길지 않은 선수는 1경기 성적에 따라 변화가 크다. 2이닝 8실점을 했던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류현진은 1회 6실점을 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1회 등판이닝을 더해봐야 36이닝에 불과한데, 이와 같이 통계 결과를 크게 흔드는 요인이 하나 끼어들면 결과까지 크게 요동친다.

그나마 류현진의 현재 성적 가운데 징크스라고 부를 만한 것은 낮/밤경기 성적이다. 류현진은 한국에서도 낮보다는 밤에 잘 던졌다. 한국 프로야구 7년 통산 낮경기 성적은 9승 6패 평균자책점 3.16, 밤경기 성적은 89승 46패 평균자책점 2.77이었다. 한국에서 7년, 미국에서 2년 모두 낮 보다는 밤에 잘 던졌으니 통계적으로 의미를 갖는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와 6년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현재 기량과 나이를 감안하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10년은 더 뛸 선수다. 이런 저런 징크스는 그때 가서 붙여도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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