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썰전' 세월호 특집, 촌철살인 빛났다

입력 2014. 4. 25. 07:35 수정 2014. 4. 25.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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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오민희 기자] "저는 세월호가 침몰하고 대한민국의 세 부분이 침몰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기업윤리입니다. 영세한 해운사가 돈이 되면 승객 안전도 다 내팽겨치는 문화라는 점. 두 번째는 안전 행정이고 마지막은 언론 윤리입니다. 기자 개개인의 문제보단 속보경쟁과 시청률 경쟁에 내몰린 언론사 내부 시스템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JTBC '썰전'이 대한민국을 슬픔에 빠트린 세월호 침몰 참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정리,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와 달리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된 이날 방송은 참사 원인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집약하면서,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과 문제점 등을 되짚어 봤다. 가장 먼저 이철희 소장은 "세월호는 처음부터 문제가 많았다. 원래 규정을 유지했더라면 2년후 폐기되었을 배"라며 선박연령 제한이 로비 등으로 변경된 탓에 참사가 일어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유족들이 분노한 이유는 어느 누구도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며 가족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려는 노력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오징어 배, 머구리, 다이빙 벨 투입 등을 예로 든 이철희는 "민간과 정부 설명이 다른 경우가 많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 대부분 안정상의 이유라 이해할 수는 있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이 불신을 낳고 점점 불신이 증폭되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김구라와 강용석, 이철희는 생존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친 이유가 재난상황에서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럴 타워 부재라고 입을 모았다. 강용석은 "대책본부가 지나치게 많다. 그러니 정작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고 패스한다"라며 사고 현장을 책임질 사람이 없는데다 사고 대책본부가 신뢰를 받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강용석은 또 "우리나라에는 책임질 장관도 책임질 총리도 없었다"라며 칠레 광산 붕괴 사고와 비교, "우리나라의 경우 현장에 있는 소방서장이 관할한다거나 현지에 있는 해양경찰서장이 관할한다고 하더라도 직급이 낮으므로 다른 부처의 협조를 얻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총리가 내려간다고 한들 의사결정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세월호 사고 현장을 총괄할 수 있는 리더의 부재를 가장 큰 문제로 꼬집었다.

한편 이철희는 자연재해와 사회적 재해를 이원화시킨 박근혜 정부의 결정을 언급, "사회적 재난도 재난 전문가가 필요한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경우 모두 행정 관료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재해전문가는 업무환경이 열악한 소방방배청에 밀집해있다. 이러니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철희는 그러나 현장 상황을 잘 아는 해경에게 실제로 현장 사령관 역할을 맡겨도 될 지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보여준 해경의 미흡한 대처를 보면 신뢰가 되지 않는다는 것. 이어 이철희는 세월호 대체 선장의 사라진 씨맨십을 지적하면서도 그가 1년 계약직이라는 점에 주목, 사실상 배를 통제할만한 권한이 없었기에 선주와 통화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철희는 안전점검 때는 퍼졌다는 구명벌이 사고 현장에서는 펴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안전점검이 엉터리였다는 것의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해양수산부 관료 출신들이 38년째 해운조합 이사장으로 재직중인 점, 해수부 산하기관 14개중 11개 기관장이 해수부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해피아(해수부+마피아)가 하나의 이익공동체가 되어버렸다고 평하며 "해수부 출신들이 파렴치한 이익 동맹을 맺고 있다는 의미로 '해파리'라고 생각한다"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이후 해상법 전문 김현 변호사가 출연해 선장과 선원, 선주에게 적용될 혐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양사고는 인명과 직결된다. 그래서 해운법 선박안전법 선원법은 참 중요한데 처벌이 너무 가볍다. 거의 다 벌금형이다 보니 혹시 걸리면 벌금으로 싸게 막는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금고형과 벌금형을 선택적으로 부과해 죄질이 나쁘면 징역형을 선고하고 벌금액도 대폭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또 안산 단원고에서 피해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심리 치료중인 서천석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는 전화연결을 통해 "아이들이 지금 자기 얼굴이 비춰질까봐 담요를 쓴다. 애초에 찍지 않으면 담요를 쓸 일이 없다. 피해자를 더 노출시키고 2차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행동이 많다"라며 "언론은 현재 매뉴얼대로 하지 않은 정부와 선원들을 비판하고 있지만 스스로 대형재난시 보도 준칙을 잘 지키고 있나 살펴봐야 하지 않나"라고 따끔하게 비판했다.

촌철살인이 쏟아져나올 수 밖에 없었던 세월호 침몰 사고 원인과 정부의 미흡한 대처. 마지막으로 이철희는 "한 심리학자는 '외상 후 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잊지 말자. 그래야 대한민국이 외상 후 성장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정리해 여운을 남겼다.minhe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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