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일夜화] '썰전' 이철희, 독한 혀의 칼을 빼들다

입력 2014. 4. 25. 07:26 수정 2014. 4. 25.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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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 JT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냉기가 서려 있었다.

24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썰전'에서는 지난 16일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방송은 여느 때와 달랐다. 매주 월요일에 녹화를 진행하던 '썰전'은 방송 전날인 수요일에 녹화를 진행했다. 또 2부 연예 비평은 방송분에서 빠졌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정확한 사실 전달과 애도의 뜻을 전하고자 한 것으로 추측된다.

유쾌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었다. 오프닝부터 숙연했다. 김구라, 강용석 변호사, 이철희 소장은 세월호 사고가 가져온 침통한 분위기를 알고 있었다. 그렇게 '썰전'은 웃음기를 쫙 빼고 해당 사건에 집중했다.

평소 복수의 주제를 다루던 시사 비평은 하나의 사안을 가지고 다각도로 파고들었다. '독한 혀들의 전쟁'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세월호 사고 이후 봇물 터지듯이 나오는 의혹과 문제점을 거침없이 언급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건 발생 이후 구조를 좌우하는 골든타임을 날려버린 초동대처의 미흡함, 선령 제한에 대한 제도상의 문제, 더딘 구조 작업, 여론이 불신하는 정부, 씨맨십(seamanship)이 결여된 선장과 승무원 등에 대해 다뤘다.

평상시와 달리 프로그램 진행 방식이 달랐다. 김구라와 강용석은 비교적 잠잠했고, 상대적으로 조용하면서도 강한 한 방이 있던 이철희의 발언이 주를 이뤘다. 이철희는 칼을 갈고 나온듯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이 품고 있던 생각을 여과없이 내뱉어냈다.

이철희는 재난 상황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며, 재난전문가 대신 현장 분위기를 잘 알지 못하는 행정직 공무원이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현장주의 시스템에 역주행하고 있는 것에 일침을 가했다.

또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6월에 제작한 매뉴얼인 '해양사고(선박) 위기관리 실무매뉴얼'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철희는 "해양 사고가 발생하고, 전개되는 단계에서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을 개발하라는 목록이 있다. 이것은 시선 분산용 아이템을 개발하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인명을 구조하고 재난을 방지하는데 목표가 있는 게 아니라 덤터기 덜 쓰고 비난을 덜 받는 쪽으로 구성한 측면이 있다"라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해양수산부와 안전감독기구, 해운업체의 유착관계로 사전 안전 점검이 엉터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해피아(해수부+마피아) 대신 해파리(해수부 출신들이 파렴치한 이익 동맹을 맺고 있다)라는 용어를 사용,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사고와 함께 언급된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사망자 명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려던 송영철 전 안전행정부 국장, 논란의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정몽준 의원의 아들,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냉철했던 이철희는 끝으로 "한 심리학자가 말하기를 외상 후 성장할 수다고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 국민들이 이번 참사를 잊으면 안 된다.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사회가 외상 후 성장이라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철희는 매주제마다 뼈있는 말을 건네며 프로그램을 이끌다시피 했다. 유가족들에게는 안타까움을 표하는 동시에, 안일했던 관계 당국을 썰어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사안을 오목조목 따지며 독한 혀를 뽐낸 이철희에 시청자들은 "속시원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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