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앙큼한 돌싱녀>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선물은?

김은별 2014. 4. 2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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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고,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나는 건가봐요.""사람 인연이라는 게 그렇게 소중한 거야."

MBC 수목미니시리즈 < 앙큼한 돌싱녀 > 가 16회의 여정을 끝마쳤다. < 앙큼한 돌싱녀 > 답게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되돌아보며 산뜻하고 유쾌한 결말을 그려냈다. 수요일, 목요일 밤마다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 < 앙큼한 돌싱녀 > 를 떠나 보내며 이 드라마가 우리에게 남긴 것들을 되새겨보고자 한다.

1. 이혼에 관한 금기를 깨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3월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대 한국의 평균 이혼율이 1950년대에 비해 13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의 평균 조(粗)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은 1996년부터 일본을 앞질러 아시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에 비해 여전히 '이혼'이라는 화두가 사적 영역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 앙큼한 돌싱녀 > 는 제목부터 과감하게 '이혼남녀'를 전면에 내세우며 화제를 모았다.

그 접근 방식에 있어서도 < 앙큼한 돌싱녀 > 는 구구절절하지 않았다. 물론 이혼녀 애라(이민정)를 향한 사회적 시선은 냉담했고, 취업도 쉽지 않았지만 애라는 끝까지 당당하게 자신을 지켜냈다. 그 덕분에 종영 후 시청자들에게는 '돌싱녀 나애라'가 아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인턴 '나애라'가 남을 수 있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되 '돌싱녀'라는 꼬리표에 집착하지 않은 결과이다. 마지막까지 애라는 "두 번째 결혼도 또 당신이랑 하고 싶다고!" 당차게 외치며 그녀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또한 < 앙큼한 돌싱녀 > 는 특별히 어떤 상처만 더 크고 아픈 것은 아니며, 모두가 하나쯤의 상처는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혼뿐만 아니라 애라에겐 유산과 생활고가, 정우(주상욱)에겐 사업 실패와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이, 여진(김규리)에겐 사랑하는 남자의 죽음과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승현(서강준)에겐 가족에 대한 상실감과 부채감이 상처로 남아 있었다. 대신 < 앙큼한 돌싱녀 > 는 이러한 '상처'가 아니라 그 상처를 개인이 다루는 방식과 변화해나가는 모습에 주목했다.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2. 배우들의 재발견

주상욱-이민정은 이미 각자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던 배우들이었다. '버럭 실장님'이라는 유일무이한 캐릭터를 완성한 주상욱은 말끔하고 도시적인 외모와 냉정하고 낮은 목소리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이민정은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미모를 무기로 씩씩하고 발랄한 차세대 '로코퀸'으로 부상 중이었다.

< 앙큼한 돌싱녀 > 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정우-애라 캐릭터를 연기한 두 사람은 매 회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주상욱은 4단 변신을 통해 찌질했던 과거와 180도 달라진 현재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특유의 호탕한 웃음과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로 유치하지만 귀여운 사장님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했다. 이민정은 속물적인 고시촌 마돈나, 억척스러운 알바생, 당돌한 인턴 등 처지에 따라 급변하는 애라 그 자체였다. 특히 유산의 아픔을 홀로 가슴에 묻어야 했던 절절함을 눈물로 표현하며 결혼 이후 더욱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 앙큼한 돌싱녀 > 의 큰 축을 담당했던 여진과 승현, 애라의 가족과 친구들, 정우의 가족과 길비서(엘), D & T 소프트벤처스 식구들, 또 < 앙큼한 돌싱녀 > 를 빛내준 수많은 카메오들 모두가 개성 넘치는 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하였다. '캐릭터'의 힘, 그것이 < 앙큼한 돌싱녀 > 의 숨은 저력이었다.

한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십분 활용하여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낸 < 앙큼한 돌싱녀 > 가 웃음과 감동을 함께 선사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앙큼한 돌싱녀 > 후속으로는 김명민, 박민영, 김상중, 채정안 등이 출연하는 휴먼법정드라마 < 개과천선 > 이 방송된다.

iMBC 김은별 | 화면캡쳐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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