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가족들 "우리 아이 어쩌라고"..해수부 장관 "내가 죽을 죄인"

진도 2014. 4. 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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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 가족들도 진도항으로 집결..범대본과 6시간 넘게 항의 대치중

[진도=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 ]

↑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아흐레째인 24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항. 또 하루가 저문다. (윤성호 기자)

물 흐름이 느려지는 소조기의 마지막 날인 24일, 자녀의 시신이라도 거둘 수 있기를 바라는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이 무색하리만큼 이날 성과는 단 15구 수습에 그쳤다.

가족들은 부들부들 떨었다. 이날 밤이 지나고 25일 오전부터는 비가 내린다는 일기 예보에 마지막 소조기인 24일을 '마지노선'으로 잠정 결론짓기도 했던 가족들이다.

잔잔한 물결에도 찾을 수 없었던 내 자녀를, 이날이 지나면 그야말로 기약없는 기다림과 어쩌면 영영 자녀를 찾을 수 없다는 불안감만 남게될 가족들은 몸서리쳤다.

이날 오후 "시신 수습을 위해 모든 장비와 인원을 동원하겠다"는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잠수부가 단 2명밖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현장 학부모의 전화는, 안그래도 시커멓게 타들어간 가족들의 심장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사고 직후부터 9일동안 진도 실내체육관과 진도항에서 자녀의 소식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실종자 가족 50여명은 이날 오후 1시쯤 진도군청에 마련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상황실을 항의 방문했다.

↑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아흐레째인 24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가운데 왼쪽부터 이주영 해수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이 지지부진한 구조작업에 항의, 면담을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이들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물살이 느린 소조기가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도 수색 작업도 진전이 없고 단 한 명의 생존자도 찾아내지 못했다"며 "구조 의지가 있기는 하냐"며 분노를 터뜨렸다.

1시간 30분 가까이 가족들과 비공개 회의를 가진 끝에 이날 오후 5시 진도항에서 이에 대한 답변을 주겠다고 밝힌 범대본.

그러나 진도항으로 온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수색을 어떻게 한거냐"는 가족들의 간단한 질문에도 고개를 푹 숙인채 대답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가족들은 계속해서 "애들이 죽지 않느냐. 빨리 책임져라", "당장 휴대전화를 꺼내라"고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었다.

"대통령께선 죽을 각오로 하라고 엄명을 내렸다. 제가 죽을 죄인이다" 항의 1시간 만에야 이 장관 입에서 겨우 나온 한 마디다.

오후 11시 현재, 진도항은 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상황은 오후 9시부터 진도 실내체육관에도 일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그동안 꾹꾹 눌러담고 또 담았던 가족들의 분노를 들끓게 했다.

결국 체육관에 머물던 가족들도 일어섰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더이상 못 참겠다. 다들 진도항으로 가자"며 가족들은 옷을 껴입고 담요를 챙겼다.

그러나 힘이 크게 실리지는 못했다.

며칠동안 먹지도 못하고 잠도 한 숨 못자고 아흘 동안 버텨온 가족들은 일어설 힘조차 없었던 것이다.

"모두 다 함께 가자"고 한 학부모가 일어나 소리쳤지만, 대부분은 고개를 돌려 스윽 보더니 다시 현장 중계되는 대형 화면으로 눈길을 돌렸다.

체육관 문을 열면 보이는 링거도 4개. 모두 지칠대로 지친 것이다. 얼굴을 감싸고 누워있는 한 학부모는 "가야하는데" 작은 목소리로 몇 번을 읊조리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결국 체육관에 있던 가족 30여명만 결국 해양수산부 장관이 있는 진도항으로 이동했다.

범대본은 6시간 넘도록 가족들에게 속시원한 대답 한 번 못하고 있다. 마지막 소조기는 가족들의 희망을 뒤로한 채 저물었다.ancky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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