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세계 최고 '터키리그 챔피언' 오를까?

2014. 4. 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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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영국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과 '팔꿈치 태극기'

ⓒ 인스포코리아

어차피 만나야 할 상대였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서야 할 산이다. 여자배구 세계 최고봉인 터키리그 최강자를 가리는 챔피언결정전. 그 외나무다리에서 김연경의 페네르바체와 정규리그 1위팀 바키프방크가 정면으로 만났다.

2013~2014시즌 터키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은 26일 새벽 1시(이하 한국시간) 1차전을 시작으로 5월 5일까지 5전3선승제로 펼쳐진다. 장소는 모두 이스탄불 부르한 펠렉 경기장이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김연경 선수에게 의미가 큰 일전이다. 2011년 6월 터키리그로 이적한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그동안 정규리그 우승(2011~2012시즌)까지는 일궈냈지만, 포스트시즌 챔피언 등극과는 인연을 맺지 못 했다.

또한 한국 V리그 우승·MVP- > 일본리그 우승·MVP- >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MVP- > 런던 올림픽 MVP- > 유럽배구연맹컵 우승·MVP로 이어지는 '세계 최고'의 행렬에 화룡점정을 찍을 절호의 기회이다. 한국리그, 일본리그를 정복하고 마침내 세계 최고 리그의 정상에 오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행렬의 화룡점정

터키리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적인 선수들이 몰려들면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리그로 부상했다. 유럽배구연맹(CEV)이 매기는 랭킹 순위도 1위다. 2위는 러시아리그, 3위는 이탈리아리그다. 1~2위 리그에게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3장이 할당된다.

이에 따라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페네르바체와 바키프방크는 내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한 상태다. 나머지 1장은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팀 중에서 정규리그 순위가 가장 높은 엑자시바시에게 돌아갔다.

한국 V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인 몬타뇨와 일본 국가대표 간판스타인 사오리가 뛰고 있는 갈라타사라이 팀은 22일 바키프방크와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2-1로 앞서다가 4~5세트를 내리 내주며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다. 그 바람에 터키리그 챔피언결정전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한꺼번에 날아갔다.

페네르바체 우승 조건... "연콩 킴, 원더우먼이 되라"

과연 페네르바체는 바키프방크를 꺾고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오로지 '연콩 킴'(해외 방송사 중계진의 김연경 발음)에 달려 있다. 김연경의 최근 경기력과 페네르바체 팀의 내부 사정 때문이다.

김연경(대한민국·27세·192cm)은 올 시즌 기량이 최절정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물이 올랐다. 공격력은 물론 서브 강도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력까지 리베로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아내고도 공격까지 양팀 통틀어 최고 득점을 기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팀이 지고 있을 때는 강력한 서브로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뒤바꿔놓곤 한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상모까지 돌리고 있는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김연경의 공격·수비 부담을 훌륭하게 분담해왔던 가라이(브라질·29세·179cm) 선수가 엑자시바시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현재로선 챔프 1차전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아네타(체코·28세·193cm)가 자신의 포지션인 라이트로 들어가고, 가라이의 레프트 자리에는 세다(터키·29세·193cm) 선수가 메울 가능성이 높다. 둘 다 수비 능력이 가라이보다 떨어진다. 라이트에서 파괴력 있는 득점력을 과시했던 아네타는 포스트시즌 들어와서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바키프방크 선수들이 김연경에게 더욱 집중적으로 서브 폭탄 세례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선 김연경이 수비와 공격을 도맡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페네르바체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선 김연경의 '원더우면'급 활약이 필수 전제조건이 돼 버렸다.

김연경의 피로도와 어깨 상태가 관건이다. 터키 현지에서 김연경 선수를 지원하고 있는 인스포코리아 임근혁 과장은 24일 "김연경 선수의 어깨 상태가 많이 힘들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워낙 커서 참고 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막상막하 '혈전' 예고... 국내 방송사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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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국

페네르바체와 바키프방크의 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전적은 1승1패로 동률이다. 그러나 지난 14일 끝난 터키컵 맞대결에서는 페네르바체가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다가 내리 3세트를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그만큼 바키프방크와 경기는 한 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되는 팀이다. 언제든지 경기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저력과 조직력을 갖춘 최강팀이기 때문이다.

주전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브라코체비치(세르비아·27세·196cm)-손시르마 괴즈데(터키·30세·183cm)-코스타그란데(이탈리아·35세·187cm)의 공격진, 퓌르스트(독일·30세·193cm)-톡소이(터키·27세·190cm)의 센터진, 터키 국가대표팀의 주전 세터인 나즈(25세·186cm)와 주전 리베로인 기젬(28세·178cm) 등이 포진해 있다. 괜히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팀이 아니다.

변수는 있다. 최근 바키프방크 선수들의 경기력과 조직력이 들쭉날쭉이다. 73연승을 달릴 때의 압도적인 위력은 아니다. 페네르바체 중앙을 맡고 있는 바우어(프랑스·27세·197cm)의 블로킹 감각이 최근 크게 향상된 것도 위안 거리다. 아네타도 본인이 갖고 있는 기량만 발휘해 준다면, 언제든지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선수다.

'뜬금포'도 대비해야 한다. 챔피언결정전 같은 큰 경기에서는 더욱 그렇다. 당연히 잘하리라고 믿었던 선수가 의외로 부진할 수 있고, 뜬금없이 예상 밖의 경기력을 보이는 '미치는 선수'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래서 페네르바체-바키프방크 대결은 언제나 흥분되고 기대되는 빅매치다. 과연 김연경이 세계 최고 리그의 정상에 우뚝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경기가 다가올수록 국내 배구팬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스포츠 전문채널인 MBC SPORTS+는 김연경의 역사적인 터키리그 챔피언결정전 전 경기를 안방에 생중계한다.

페네르바체 선수들, '세월호 리본' 달고 챔프전 뛴다

한편 이번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는 한국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 차원에서 페네르바체 선수 전원이 검은색 리본을 달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김연경은 세월호 희생자인 안산 단원고와 가까운 안산 서초등학교-안산 원곡중학교 출신이다. 배구를 처음 시작한 곳도 안산이다. 참사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어머니가 터키까지 와서 보살펴주고 있어 많은 위안이 되고 있다. 김연경은 애도의 표시로 챔피언결정전에서 검은 리본을 달고 뛰고 싶다고 구단에 얘기했다. 그러자 페네르바체 구단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나섰다는 후문이다.

김연경은 터키에서 매 경기마다 팔꿈치에 태극마크가 새겨진 보호대를 착용하고 뛰었다. 이번에는 세월호 애도 리본까지 가슴에 달고 뛴다. 반드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려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잠시나마 위로가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이 끝나는 5월 초 귀국해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도울 방법을 찾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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