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온국민이 우는데.. 증시 홀로 웃었다

2014. 4. 24.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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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건이 벌어진 지 일주일. 외식업체는 물론 홈쇼핑, 백화점 매출이 줄고, 영화 관람객도 30%나 줄어들었다. 호텔 이용자, 여행객, 술 소비가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각 기업들은 신제품 홍보·출시 계획 등을 잇달아 미루기도 했다. 사상 초유의 참사에 전 사회가 침울했기 때문이다.

그 일주일간 증권 시장만은 달랐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2000.37로 세월호 침몰 사고가 벌어지기 전인 15일 1992.27보다 8.10포인트(0.40%) 올랐다. 사고 3일째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며 전 국민이 마음 졸이던 18일에는 2004.28까지 오르기도 했다.

증시상승이 세월호와 연관된 건 아니었다. 기업들의 실적이 괜찮을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됐다.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냉정한 자본시장의 속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셈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냉정하게 분석하자면 이번 사건에는 상장사와 연관된 것이 별로 없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돼 안타까운 것과 별개로 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시장이 받을 영향이라고는 소매나 유통 등이 잠시 위축되는 것에 따른 관련주들의 일시적 하락 정도 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거래량을 봐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사고 발생 다음날인 17일 거래 주식 수가 1억9500여만주로 2억주 아래로 떨어진 것을 빼고는 평소 수준인 2억주 안팎을 오가고 있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사고 전에 비해 줄어든 측면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역시 사고와는 무관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참여하는 코스닥 시장을 보면 사고 직후인 16, 17일 거래량이 거래대금 기준으로도 각각 2조2600억여원, 2조4300억여원으로 2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사고 전인 10∼15일 사이 거래량이 1조8000억여원에서 1조9000억여원을 오갔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여행업 등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는 점은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사고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이라기보다는 (이번 사고로 인해) 손해를 보는 산업이라고 봤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전쟁이 나도 자신의 이해를 찾아 움직이는 곳이 증권 시장"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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