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 연상연하 멜로 누가 파격이래?

이혜인 기자 2014. 4. 2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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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밑 잔주름과 다크서클이 가장 두려운 39살 반지연(엄정화)에게 한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지연보다 14살이나 어린 이 남자 윤동하(박서준)는 "참 이상한 여자야. 당신이랑 엮이면 자꾸 일을 망치게 돼요"라고 말하면서도 지연의 얼굴을 감싸쥐고 박력있게 키스를 한다. 40살을 눈앞에 둔 여자와 20대 중반 남성의 로맨스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연상녀'와 '연하남'의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들이 인기다. 현재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사에서는 tvN <마녀의 연애>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3> MBC <앙큼한 돌싱녀> 등의 드라마가 방영 중이다. 오는 6월에 방영되는 tvN <고교처세왕>의 메인 커플도 연상연하 커플이다.

실제로 사회에서 연상연하 커플이 늘고 있기 때문에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연상연하 커플을 주제로 더 많이 삼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초혼부부 중에 여성이 연상인 커플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여성이 연상인 결혼 커플은 2005년 12.1%에서 2008년 13.7%로, 그리고 2011년에는 15.3%로 늘어나는 추세다. 또 지난해 초혼부부 중 연상연하 커플의 혼인 건수(4만1300건)는 동갑내기 커플의 혼인 건수(4만1400건)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 연상연하 커플은 동갑내기 커플만큼 흔해진 것이다.

사회에서 연상연하 커플의 연애가 흔해진 만큼 드라마에서도 연상연하 커플이 특별한 취급을 받는 시대는 아니다. 20년 전만 해도 연상연하 커플을 그려내는 드라마들은 부모의 반대와 껄끄러운 사회적 시선 등 온갖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1996년 방송된 SBS 일일드라마 <자전거를 타는 여자>에서는 시집 못간 노처녀가 8살 어린 막내 남동생의 친구와 '사랑의 도피행'을 벌인 끝에 결혼하는 모습을 담았다. 같은 해 SBS 일일 드라마 <사랑의 찬가>에서는 미혼의 엘리트 남성이 연상녀와 결혼을 고집하며 집안 분위기를 어지럽게 만드는 내용이 주로 그려졌다.

반면 요즘 드라마들은 '연상녀'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며 연상연하 커플의 달달한 로맨스를 그려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MBC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에서 국승현(서강준)은 자신보다 7살이나 많은 연상녀 나애라(이민정)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감싸주고 해결해주는 모습을 보인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3>에서도 이영애(김현숙)와 그보다 9살 어린 한기웅(한기웅)의 사무실 로맨스가 주로 그려진다. 집이 먼 한기웅이 영애를 차로 태워가기 위해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차를 몰고 나오고, 영애를 괴롭히는 사장에게 맞서는 모습 등이다. 주변인들 역시 연상연하 커플의 나이차이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여성의 초혼 연령이 높아진 것, 30~40대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진 것 등이 반영돼 드라마에 나오는 연상연하 커플의 나이차이도 크게 설정됐다. <앙큼한 돌싱녀>의 나애라-국승현은 7살 차이, <막돼먹은 영애씨>의 이영애-한기웅은 9살 차이, <마녀의 연애>의 반지연-윤동하는 무려 14살 차이다.

<마녀의 연애>를 담당하고 있는 CJ E&M 김지연 PD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요즘에는 결혼을 안 한 여성들이 대체로 30대 중후반이라 연상연하 커플 중 여자의 나이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상연하 커플은 이색적인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부러움'의 대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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