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가 여성 머리카락 잡아채고.. 사슴이 어린이 손등 물고

유회경기자 입력 2014. 4. 23. 15:51 수정 2014. 4. 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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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이번엔 관람객 안전 사고

낙타가 동물원을 구경 중이던 한 여성 관람객의 머리카락을 입으로 잡아당겨 머리에 피멍이 드는 피해를 입혔다.

한 어린이가 먹이를 주다가 사슴에게 손등을 물리는가 하면 사육사들이 양을 격리하기 위해 몽둥이로 양을 때리다가 동물 학대를 한다며 관람객들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울대공원에서 지난주(4월 13∼19일) 한 주 동안 무더기로 벌어진 일이다. 지난해 호랑이에 의한 사육사 사망사고를 계기로 한동안 안전 관리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대공원에 또다시 관람객 안전 관리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23일 서울대공원 등에 따르면 한 성인 여성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대공원 낙타 우리 앞에서 다른 관람객이 낙타에게 풀을 주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중 낙타가 갑자기 우리 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이 여성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머리카락 한 움큼이 빠졌고 머리에는 피멍이 들었다. 이 여성 관람객의 비명을 듣고 급히 달려온 동물원 사육사들은 이 여성을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원래 낙타에게 풀 등을 주면 안되는데 일부 관람객들이 풀을 낙타에게 줬고 낙타가 피해자 여성의 머리카락을 풀인 줄 알고 잡아당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머리에 벌겋게 피멍이 들었지만 병원에서 컴퓨터 단층촬영(CT) 등의 조치를 취했고, 추가 피해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13일) 사육사들이 양 우리에서 양들에게 몽둥이를 휘둘렀다. 발정기 상태에 있는 양을 격리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이 동물원에선 동물을 다루는 흔한 방식일 수 있지만 관람객에게는 동물 학대로 여겨질 가능성이 충분한 행동이었다. 한 관람객은 스마트폰으로 이를 촬영한 뒤 서울대공원에 사육사들이 동물을 학대한다며 '항의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보냈다.

19일에는 4세 된 남자아이가 사슴에게 먹이를 주던 중 손등에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서울대공원에선 하루에 두 번씩 30분 동안 사슴 먹이주기 이벤트를 하고 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사슴들이 최근에 구제역 예방 주사를 맞아 평소보다 예민한 상태여서 이 같은 과격한 행동을 한 것 같다"며 "이 사건 이후 이틀 동안 사슴 먹이주기 이벤트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공원의 안전 관리 문제는 지난해부터 누차 지적돼왔는데 지난주 이런 일련의 사건들도 서울대공원 안전 관리의 허점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서울대공원 역시 안전 관리와 대민 서비스 개선을 위해 롯데월드를 방문키로 하는 등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서울대공원의 안이한 안전 관리를 문제 삼아 안영노 서울대공원장의 해임 건의안을 상정하기도 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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