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보아 "제2의 은교? 영화 보면 생각 달라질 걸요"..①

박주연 기자 입력 2014. 4. 21. 16:25 수정 2014. 4. 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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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예쁘기만 한 여배우가 아니었다. 신예 조보아(24)는 '가시'를 통해 파격 변신을 감행했고 많은 이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면서 그동안 감춰왔던 잠재적 가능성을 마음껏 폭발시켰다. 웃고 울고 뛰고 구르며 그야말로 온몸을 내던졌다. 250: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여주인공으로 선발된 조보아의 진정성과 노력은 '가시' 안에 그대로 점철돼 있었다. 때문에 조보아에게 '가시'는 쉬이 보낼 수도 잊을 수도 없는 남다른 작품임에 틀림없었다.

◇ 조보아 "영은役 저에게 팜므파탈을 요구하시더라고요"

영화 '가시'를 통해 첫 스크린 데뷔 발판을 마련한 조보아는 영화를 보면서도 객관적으로 보기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항상 관객 입장에서만 보다가 제가 출연하는 걸 보니 되게 이상하더라고요. 그래도 생각만큼 막 부끄럽지만은 않았던 게, 조보아이기 이전에 극중 인물 영은이로 먼저 보게 됐기 때문인 것 같아요. 생각보다는 스크린 속에 보이는 내 모습이 나 체로만 보게 되진 않더라고요"

첫 영화인만큼 조보아가 보는 영은보다는 관객들이 바라보는 영은에 대한 관심도도 컸다. 조보아는 "관객들이 영은이라는 인물을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반응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한 영은은 순수하고 사랑만을 갈구한 아이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뭔가 이해할 수 없는 아이로만 그려진 것 같아서 의도한 것보다는 초점이 다른 곳에 맞춰져 있더라고요. 관객들은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죠"라고 전했다.

영은이 이해할 수 없는 아이로 그려진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김태균 감독은 영은이라는 캐릭터가 알다가도 모를 아이였으면 좋겠다고 소망한 바 있다. 더욱이 앞서 제작보고회나 언론시사회를 통해 조보아의 어딘가 모를 멍한 모습이 영은과 흡사하다고 캐스팅 사유를 밝히기도 한 것. 이에 조보아는 "감독님이 팜므파탈 적인 모습을 원했어요. 관능미와 섹시미, 여성성이 공존하고 천진하다가도 복잡한 아이를 원했죠. 그걸 절충시키려고 노력했고 무엇보다는 영은이로 살아가려고 많은 애를 쓴 것 같아요"라고 털어놓았다.

영은이라는 인물을 온전히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도 분명 힘든 점도 있었다. 워낙 드라마틱한 감정선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에 감정소모와 체력소모 또한 만만치 않았다. 조보아는 "감정 기복이 심한 인물이라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라며 "그런데도 감정을 표출하는 것 자체에 대한 묘한 해방감이 있었어요. 속이 시원했죠. 내가 하고 싶은 말과 표현을 다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신이 나서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저 자체에 대한 속풀이 보다는 영은이라는 인물이 가진 한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어요"라고 전했다.

◇ 조보아 "'은교' 차별화에 대한 생각은 없었어요"

앞서 조보아는 어린 고등학생이 나이가 많은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는 점과 첫 스크린 데뷔임에도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은교'(2010)의 김고은과도 비교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조보아는 이러한 시선에 오히려 무덤덤했다. "차별화를 두려고 하진 않았어요. 이런 시선이나 부담감은 영화가 세상에 나오면 자연스럽게 들어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겉만 보자면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처럼 보이겠지만, 우리 영화는 순수한 여고생의 맹목적 사랑이 얼마나 치명적이고 무서울 수 있을지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영화가 나오면 '은교'와는 다른 평가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죠"

조보아가 언급한 대로 '가시'의 영은의 사랑법은 일반적 상식을 뛰어넘는다. 한 남자에 대한 헌신적 사랑은 물론, 사랑이 잡착을 넘어 폭력으로 이어지는 순간이 그러하다. 한 마디로 평범치 않은 인물이다. "전 사실 이해가 돼요. 물론 과하고 자극적인 요소가 있지만 그 모든 것들도 영은이의 표현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돼요. 감독님은 영은이 이해되지 않는 인물이길 바라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전 이해를 시켜야 하잖아요. 그게 제 몫이다 보니 어렵지는 않은데 이걸 잘 표현해내느냐에 대한 숙제가 있었죠"

24살 나이에 교복을 입고 순수하면서도 치명적인 여고생 연기를 하는 것 또한 어려움이었다. 조보아는 난감한 듯 웃으며 "엄청 부담스러웠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걸 즐겼어요. 24살 내 친구들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고 결혼도 하잖아요. 그런 나이에 교복을 입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이에요. 다만 동안 소리를 못 듣는 얼굴이라 부담은 있었어요. '가시'를 하면서는 남들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내게 주어진 기회에 대해 축복이라고 생각했죠"

◇조보아 "베드신, 부담스럽지만 욕심 났어요"

조보아에게 부담스러운 것은 교복뿐만이 아니었다. '가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됐던 베드신 또한 조보아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었다. 조보아는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베드신이 굉장히 임팩트 있는 신이라 거절하고 싶지 않았고 욕심도 났던 신이에요. 어떤 연기나 그러하겠지만, 베드신의 경우 그 순간 저를 놓지 않으면 연기할 수 없어요. 부담스러운 와중에도 위안이 됐던 것은 베드신 행위 자체에 초점이 있는 게 아니라, 영은이 캐릭터를 더 돋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라고 전했다.

베드신을 비롯해 대부분 호흡을 맞춘 배우 장혁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드러냈다. 조보아는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장혁 선배가 촬영하는 걸 지켜보며 간접 경험도 많이 했고요 제가 캐치하지 못한 기술적 부분도 많이 배웠어요. 직접 보고 옆에서 느껴야지만 알 수 있는 것들 있잖아요. 그런 건 머리로 공부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라고 털어놓았다.

조보아는 "촬영이 끝나고 나서는 장혁 선배보다는 준기가 보고 싶더라고요. 영은이로서 여운이 많이 남았고 끝나고 나니 굉장히 아쉬웠어요. 전 아직 안 끝났는데 촬영은 끝나다보니까 중간에 남는 공허함이 컸죠. 아직도 영은이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했어요. 개봉 후 다시 시작된 느낌이랄까요. 영은이 자체에 대한 감정보다는 조보아가 바라보는 영은이에 대한 시선도 생겼어요. 저에게는 엄청난 의미를 남긴 작품인 셈이죠"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조보아는 관객들에게 '가시'에 대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영화가 굉장히 무겁고 상징적고 또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막장 드라마라고도 하시더라고요. 물론 처음에는 캐치가 어렵겠지만 감정선과 물건, 하나하나의 색감과 상징성을 주의깊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관객분들이 영은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지 저도 궁금하네요"

◇ 배우 최진혁이 배우 조보아에게

스타가 묻고 스타가 답한다! '인터뷰 in 인터뷰'는 오늘의 인터뷰이가 베일에 싸인 다음 인터뷰이에게 성별, 분야, 연령 제한없이 릴레이 형식으로 질문을 던지는 인터뷰 속 코너입니다.A. "만약 드라마라면 소망 시청률이 있을 텐데 첫 영화라서 스코어에 대한 감이 없네요. 첫 영화이기 때문에 스코어나 공약 욕심은 더더욱 없었고요. 스코어가 만족스러울지, 관객 수가 많을지 보다는, 소수의 관객이 본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의도가 그 관객에게 잘 전달됐는지 그 관객들이 그걸 잘 느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진= 민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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