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9년만의 홀드와 日야구의 배려

입력 2014. 4. 21. 06:23 수정 2014. 4. 21.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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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유라 기자] 지난 13일 한신 타이거스 오승환(32)은 한일 통틀어 약 9년만에 홀드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이날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10회초 마운드를 불펜 안도 유야에게 넘겼고 한신은 10회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오승환은 한국 첫 해였던 2005년 11홀드를 기록한 뒤 약 9년만에 홀드라는 '이색' 기록을 안았다.

한국이었다면 있을 수 없는 기록이다. 오승환은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한국은 메이저리그처럼 홀드가 세이브 요건과 같기 때문에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올라와 리드를 지키고 마운드를 넘긴 투수에게만 홀드가 주어진다. 위처럼 끝내기 승을 거두면 마지막 투수는 승리를 기록하지만 동점을 지킨 다른 불펜들은 홀드도, 승리도 없이 평균자책점만 조금 낮출 뿐이다.

일본은 세이브 규정과 같은 상황에서 올라와 그 리드를 지키며 다음 투수에게 공을 넘긴 투수들에게 홀드를 주는 것은 같지만 한 가지 규정이 더 있다. '동점 상황에서 등판해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 팀의 승패와 상관 없이 홀드를 부여한다'는 것이 일본 홀드 요건 중 하나다. 오승환도 이 같은 규정 덕분에 홀드를 얻을 수 있었다.

홀드 요건이 많다고 해서 그 자격이 관대한 것은 아니다. 중간 계투가 동점 상황에서 나와 승계주자를 들여보내면 자신의 실점은 아니지만 팀의 실점을 허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홀드 자격이 없어진다. 물론 팀의 실책으로 실점을 해 자책점이 없더라도 동점을 지키지 못한 것이므로 홀드는 없다.

사실 홀드는 세이브 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한다. 홀드는 마무리 투수처럼 관리받는 것이 아닌, 마당쇠처럼 등판하는 불펜 투수들에게 주는 위로와 격려의 선물 같은 존재다. 많은 중간 계투들이 불펜에 대한 인식 개선을 상황이 될 때마다 언급하고 있지만 사실 홀드 기록까지 눈여겨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간에 잠깐 던지고 내려간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은 박희수(SK)가 2012시즌 세운 34개다. 넥센은 지난해 세이브왕과 홀드왕을 모두 배출했는데 세이브왕인 손승락은 46세이브를 기록한 반면 홀드왕인 한현희는 27홀드를 기록했다. 중간 계투는 팀이 부를 때마다 등판하는 경우가 많아 홀드 요건에서의 등판 기회 자체는 오히려 많이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왕 주는 선물, 많이 준다고 닳는 것이 아니라면 일본처럼 홀드 요건을 다양화해 어느 때든 팀이 부르면 나오는 불펜들의 노고를 인정해주는 것은 어떨까. 팀이 이기고 있을 때뿐만 아니라 살얼음 같은 동점 상황에서 나와 실점하지 않는 것은 누구든 칭찬받을 만한 호투임에 분명하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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