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발렌틴' 잡은 오승환..위닝샷은 '슬라이더'

입력 2014. 4. 20. 19:19 수정 2014. 4. 2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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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日 니시노미야) 안준철 기자] '아시아 홈런왕'이 '고시엔 끝판왕'의 슬라이더에 무릎을 꿇었다.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수호신 오승환(32)이 3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두며 시즌 5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20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정규시즌 6차전에서 팀이 8-7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키며 평균자책점을 2.70으로 낮췄다.

한신의 3연승을 이끈 세이브였다. 오승환은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3연전 시리즈에 모두 나가 끝판을 장식했다. 특히 가장 관심을 모은 장면은 바로 지난해 홈런 60개를 쏘아올리며 아시아 홈런왕으로 등극한 블라디미르 발렌틴(30)과의 대결이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도쿄 진구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3연전에서 만나지 못한 오승환과 발렌틴은 18일 올 시즌 첫 대결을 펼쳤다. 4-2로 앞선 상황에서 9회 발렌틴을 선두타자로 맞아 오승환은 초구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볼을 던졌다. 그러나 이후 자신의 전매특허인 돌직구로 발렌틴의 헛스윙을 유도했고, 1루수 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했다.

하지만 이날 발렌틴과의 대결은 2일 전과는 분명 달랐다. 이날 발렌틴이 5회와 7회 각각 10호, 11호 홈런을 가동하면서 타격감이 올라왔고, 야쿠르트가 7-8로 턱밑까지 추격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첫 타자 가와바타 싱고를 공 2개로 2루땅볼로 아웃처리하며 더 편한 상황에서 발렌틴과의 승부를 펼치게 됐다. 오승환은 "3·4·5번 타선이기 때문에 좀 신경이 쓰였는데 선두타자 승부가 중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발렌틴을 염두에 둔 전략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큰 것 한 방이면 팀 승리가 날아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오승환은 침착했다. 초구를 146km짜리 직구로 선택, 발렌틴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후 오승환은 철처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졌다. 2구는 발렌틴이 참아 볼로 선언됐지만 3구와 4구에는 발렌틴의 방망이가 모두 헛돌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오승환은 홀가분해졌는지 마지막 상대 마쓰모토 유이치를 3구만에 2루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매조졌다.

경기 후 오승환은 발렌틴에게 던진 승부구를 '슬라이더'라고 밝혔다. 오승환은 "1점차 상황이기 때문에 실투가 나오면 안 됐다"며 변화구 승부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발렌틴에게 슬라이더 승부를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볼배합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낼 때도 있지만 오늘(20일)은 포수 쓰루오카의 사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오승환은 고시엔에서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줬다. 터프세이브 상황에서 거포를 삼진처리하며 '고시엔 끝판왕'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제 오승환과 한신은 22일부터 나고야돔에서 열리는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원정 3연전을 치르기 위해 21일 나고야행 신칸센 열차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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