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희망 안긴 정대현의 243일만의 세이브

잠실 | 이정호 기자 2014. 4. 20. 18: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 정대현(36)이 243일만에 세이브를 따냈다. 시즌 초반 불펜 운영에 비상이 걸린 롯데에 베테랑 불펜투수의 부활을 확인시키며 희망을 안긴 세이브였다.

롯데는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3-2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이 8이닝을 4안타 1볼넷 3삼진 2실점으로 잘 막은 뒤 9회초 상대 실책에 편승해 역전에 성공하자 마무리로 나선 정대현이 모처럼 1이닝을 2삼진을 곁들이며 깨끗하게 매조지했다.

롯데는 5할 승률(8승7패)을 웃돌고 있지만 마운드는 총체적 난국이다. 초반이지만 믿었던 선발진이 빨리 내려가는 횟수가 잦아지자 불펜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옥스프링이 지난 10일 사직 LG전에서 7이닝을 던진게 올 시즌 선발의 최다 이닝 경기다. 불안 요소가 있었던 불펜이 안정되기도 전에 불펜투수들이 체력전에 돌입하면서 그야말로 그로기 상태다.

팀이 1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불펜투수 5명이 10경기에 가까운 경기 소화력을 보였다. 김시진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선발이 조금만 더 버텨줘도 마운드가 좋아질 것 같다"며 답답한 마음을 내비치면서 "최후방에는 정대현을 세운다"고 했다. 부진한 김성배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정대현을 당분간 마무리로 쓰겠다는 구상이다.

FA(자유계약선수)로 2012시즌을 앞두고 롯데로 이적한 정대현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는 모처럼 부상을 털어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올해 출발도 좋지 않았다. 8.2이닝을 던지면서 삼진을 6개 잡았지만 피안타는 9개나 됐다. 이 가운데 2루타도 4개를 맞아 정대현이 예전 기량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정대현의 경험과 부상이 없어 구위를 점차 찾아간다는 점에 기대를 걸었다.

정대현은 이날 최고 구속은 131㎞였지만 볼 끝이 살아있었다. 정대현은 첫 타자 호르헤 칸투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후속 5번 홍성흔, 대타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결정구는 118㎞ 전후의 커브였는데 한복판 스트라이크도 타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무브먼트가 좋았다. 배트에 제대로 맞은 타구조차 없었다. 이날 세이브는 지난해 8월20일 대전 한화전 이후 243일만이었다.

정대현은 "NC전부터 공은 좋았다. 비록 지금까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큰 부상이 없다는 점에서 훌륭하다"며 "작년에는 아프니까 결과를 먼저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올해는 안아프니까 내 공을 던지는데만 신경쓰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어 "지금 불펜 상황은 좋지 않은데 매일 대기하는게 쉽지는 않다"면서도 "불펜투수끼리조 조금씩 힘내자고 파이팅하고 있으니 조금씩 좋아질 것이다. 내 스스로도 고참으로 솔선수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정대현이 마무리로 이런 구위를 보여준다면 불펜에 고민을 안고 있는 롯데에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된다. 단 선발투수들의 분발도 필요하다.

<잠실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