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대폭발' 한화-LG,그라운드서 터졌다

대전 | 김은진 기자 2014. 4. 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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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위로 처진 한화와 LG가 치열했던 3연전의 마지막날 결국 참아왔던 스트레스를 터뜨렸다.

정찬헌(24·LG)이 올시즌 1호 퇴장 선수가 됐다.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빈볼 시비 끝에 나온 퇴장으로 양 팀의 벤치클리어링까지 벌어졌다.

발단은 정근우가 정찬헌에게 맞은 2개의 공이었다.

LG가 5-7로 뒤진 6회말 무사 2루 등판한 정찬헌은 1사 3루에서 정근우의 등을 맞혔다. 7구째에 정통으로 등을 맞은 정근우는 주저앉은 채 고통스러워했지만 곧 1루로 나가 계속 뛰었다. 이 공은 '고의성'이 없어보여 심판진도 계속 경기를 진행시켰다. 맞힌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경우 투수가 타자에게 미안하다는 의사를 가볍게라도 전달하는 것이 관례가 됐다. 이날 정찬헌은 사과하지 않았고 정근우는 불쾌감을 표시하며 1루로 향했다.

정근우는 한화가 9-7로 앞선 8회말 다시 정찬헌의 2구째에 등을 맞았다. 화난 정근우가 마운드쪽으로 향하려 하자 마운드 위에 있던 정찬헌도 모자를 벗고 정근우를 향해 걸어오며 맞섰다. 더그아웃에서 위태롭게 지켜보던 양 팀 선수들이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이 과정에서 한화 이양기와 김태균이 정찬헌을 향했고, LG에서는 이진영과 이병규가 각각 둘을 막아서며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다른 쪽에서는 이날 선발이던 LG 우규민이 정근우를 향해 흥분한 채 소리를 지르자 한화 이용규가 안으며 만류했고,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는 정근우를 막아선 채 진정시켰다.

지난 8일 넥센-KIA에 이은 올시즌 두번째 벤치클리어링으로 결국 정찬헌은 두번째 던진 사구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돼 심판진으로부터 퇴장을 당했다. 이번 시즌 1호 퇴장이다.

이날 정근우가 흥분한 것은 6회 첫 사구 때 끝까지 미안함을 표시하지 않은 정찬헌이 8회 다시 등을 맞혔기 때문이다. 한화 선수들은 흥분한 정근우를 향해 똑같이 맞서서 마운드에서 내려온 정찬헌의 모습에 불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G 선수들은 첫 사구 직후 정근우의 주루플레이에 기분이 상했다.

6회 정찬헌에게 등을 맞은 뒤 출루한 정근우가 이어 김태균의 땅볼 때 2루에서 아웃되는 과정에서 태그 시도하던 유격수 오지환을 향해 발을 든 채 위험하게 슬라이딩 했다는 것이다. LG 선수들은 벤치클리어링 과정에서 한화 선수들을 향해 이 점을 항의했다.

당사자인 정근우를 비롯한 한화 선수들은 "수비방해 될만한 플레이였다면 심판이 지적했을 것이다. 정당한 플레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경기 중 점수 차 혹은 상황에 따라 상대방의 지나친 세리머니나 과도한 베이스러닝 등으로 감정이 상해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경기가 풀리지 않아 체력적·정신적으로 피곤하던 한화와 LG도 예민해진 상태에서 벤치클리어링을 일으켰다.

한화와 LG는 지난 18일 0.5경기 차로 각각 8위·9위에 위치한 채 3연전을 시작했다.

한화는 풀릴 듯 풀리지 않는 마운드 고민 때문에 최근 어려운 경기를 반복하고 있다. LG도 마찬가지다. 투타 밸런스가 자꾸 어긋난 채 연장전만 5번을 치르는 체력 소모전을 꾸준히 반복하고 있다. 19일까지 최근 10경기에서 2승1무7패로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던 중이다.

'탈꼴찌'를 위해 반드시 서로를 꺾어야 했던 한화와 LG는 앞서 이틀 동안 1승1패씩 나눠가졌다. 그러나 10일 연장전을 치르는 등 2경기에서 41안타를 주고받는 격전을 벌였다.

3연전 마지막날인 이날은 27안타가 오가는 공방전 속에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고 결국 한화가 9-8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대전 |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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