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영원한 스승 영면하소서"..희생자 첫 발인
제자 구하다 숨진 단원고 교사 발인…유족·학생 오열
【안산=뉴시스】이정하 김도란 기자 = 차디찬 바닷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을 제자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이 시대 참스승은 그렇게 말 한마디 없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길을 떠났다.
어머니의 절규와 동료 교사들의 외침이 울려퍼졌지만, 그녀는 기어이 작별을 고했다.
사상 최악의 여객선 침몰사고 희생자인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교사 최혜정(25·여)씨의 발인이 19일 오전 8시40분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희생자 가운데 처음으로 열린 최씨의 발인식에는 유가족과 동료 교사, 안산단원고 학생 등 300여명이 함께했다.
빈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샌 제자들은 영정 사진 속에서 밝게 웃고 있는 선생님을 바라보며 "선생님, 선생님"을 목놓아 불렀다.
고인의 관을 뒤따르던 최씨의 어머니는 결국 장례식장 계단에 주저앉고 말았고 일순간 울음바다가 됐다.
최씨의 어머니는 "아이고 내딸아… 이게 무슨일이냐… 이렇게 가면 안 된다"며 울부짖었다. 딸의 시신을 보고도 꿋꿋하고 의연하게 참아내던 아버지도 끝내 울음을 터트리며 '2014년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절규했다.
동료 교사들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한 동료 교사는 "최 선생, 잘가"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고인을 실은 영구차는 수원연화장으로 향했다.
최씨는 지난 16일 안산단원고등학교 2학년 9반 학생들을 인솔해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올랐다 다음날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최씨가 탄 여객선 세월호는 진도 앞바다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2년차 교사의 열정과 꿈도 앗아갔다.
항상 성실하게 학생들을 보살폈던 그는 침몰 당시에도 아이들을 돌보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인솔한 2학년 9반 학생들은 그가 담임선생님으로 만난 첫 제자들이었다. 2년째 연을 맺고 가르친 학생들을 대피시키느라 미처 배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시신은 3층 내 별도 공간에 있던 다른 교사들과 달리 학생들이 많이 있던 4층 선미 부분에서 발견됐다.
영어과목을 가르친 최씨는 '따뜻하면서도 잘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학생에게 기억된다.
안산단원고 학생 김모(17)군은 "선생님이 설명해주면 어려운 문법도 잘 기억이 났다"며 "애들이 잘 몰라도 화를 안내셨다"고 했다.
동국대에서 역사와 영어를 복수 전공한 최씨는 재학 중 교사 임용고시에 합격, 사범대를 수석졸업 한 뒤 지난해 3월 안산단원고 교사로 임용됐다.
고인의 시신은 이날 오전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된 후 화성시 효원납골공원에 안장된다.
이 장례식장에선 20일 오전 단원고 남모(35)교사와 학생 2명의 발인이 예정돼 있다.
doran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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