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을 타고 바다를 품다..홍콩 '드래곤스 백' 트레킹

조용만 어반트래블 대표 입력 2014. 4. 19. 08:38 수정 2014. 4. 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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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용만어반트래블 대표]홍콩에서 마천루와 도시적인 매력만을 봤다면 홍콩을 모두 보지 못한 것이다. 바닷바람과 함께하는 트레킹 코스를 따라 숨겨진 홍콩의 매력을 경험해보자.

【편집자주 : 조용만의 딱거기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구름여행자.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관광 정보 대신 여행이 주는 여백의 미를 전해드립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바쁜 대도시 중 하나인 홍콩.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와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번쩍이는 마천루 사이를 지나가며 오가는 사람들 틈에 지칠 대로 지친 당신, 자연이 그립다면 권하고 싶은 곳이 있다. 바람과 볕이 좋은 곳, 바로 홍콩 섬의 '드래곤스 백'(Dragon's Back) 트레킹 코스이다.

준비물도 별로 필요하지 않다. 가벼운 운동화에 물 한 통과 땀을 닦아낼 수건 한 장, 간단한 샌드위치 정도면 충분하다. 정상인 섹오피크(Shea O Peak)도 해발 284미터 밖에 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다만 그늘과 나무가 거의 없어 뜨거운 머리를 덮어줄 모자 정도는 쓰는 것이 좋다.

섹오피크 능선에 서야만 바다를 굽어보는 용의 등 모양을 볼 수 있다. 홍콩은 일찌감치 2004년도에 타임스지에서 아시아 넘버원의 도심지 트레킹 코스로 선정되기도 한 곳이라 주말엔 나들이 나온 인파로 붐비기까지 한다. 아마도 제주 올레길이 진즉 열렸더라면 이야기는 달라졌겠지만 말이다.

홍콩이 일반적으로 도시국가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홍콩 내의 전체적인 트레킹 코스를 연결하면 총 400여 km가 넘는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다. 그중에서도 태평양과 남중국해를 마주하며 걷는 완만한 이 등산로가 최고의 경치를 자아낸다.

드래곤스 백 트레킹 코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코스이지만 원래는 빅토리아 피크의 광장에서부터 시작되는 50여 km의 전체 트레일의 일부분이다. 즉, 드래곤스 백 트레킹 코스는 홍콩 섬 내부의 나지막한 여러 산 정상들을 연결하는 전체 트레일 중 6번과 7번 트레일 사이의 구간 내에 있는 능선에 불과하다. 시간이 된다면 전체 트레일도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

총 8.5km 거리에 완주까지 약 5~6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이 코스는 토테이완(To Tei Wan) 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해서 타이탐갭(Tai Tam Gap)을 옆으로 하고 지나서 타이롱완(Tai Long Wan)에서 끝난다. 입구와 출구가 구분이 없으니 어느 쪽에서 시작해도 관계는 없다. 하지만 대개는 토테이완에서 시작하여 섹오피크를 지나서 타이롱완으로 간다. 전체 코스가 다소 길게 느껴진다면 섹오 컨트리파크 입구로 나오는 4.2km 정도의 코스도 있다.

↑ 섹오컨트리파크 입구

그렇게 끝에서 끝으로 나아가거나 중간에 샛길로 빠지기도 하고 처음부터 샛길에서 들어와 토테이완으로 빠지기도 한다. 드래곤스 백은 정확히는 섹오피크와 완참산(해발 265미터)을 연결하는 단조로운 능선 길이지만 멀리 콜린슨산(Mountain Collinson, 해발 348미터)과 포팅거 피크(Pottinger Peak, 해발 312미터) 까지 포함해서 홍콩 트레일 8구간까지 제법 긴 코스를 형성하고 있다.

↑ 토테이완 정류장

타이탐만(灣)을 뒤로 하고 토테이완 정류장에서 몇 걸음만 떼어내면 바로 트레킹이 시작된다. 나무가 언뜻 많아 보이지만 이내 키 작은 나무와 풀숲으로 바뀐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등산로가 나 있기 때문에 쉽게 지치지도 않는다. 도심과 그리 먼 거리가 아닌데도 바다의 소리와 새들의 소리가 들린다. 도시의 소음을 완전히 차단한 듯이 조용하다.

↑ 등산로

출발 후 20여 분만 나아가면 멀리 섹오비치와 섹오빌리지가 발아래 펼쳐진다. 500 미터마다 서 있는 알림판들이 방향을 알려 주니 꽤 편하다. 지형이 반도 형태로 뻗어있어 마주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다소 센 편이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만 없다면 땀은 금방 식는다. 출발 후 50여 분이 지나면 만나게 되는 섹오피크에서는 멋진 남중국해의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 섹오피크

↑ 섹오비치와 섹오빌리지

섹오피크에서는 시간을 넉넉히 갖고서 여기저기 둘러봐야 한다. 멀리 타이탐만을 사이에 두고 홍콩 섬 남동부지구 '스탠리'를 마주하는 풍경이 멋지다. 해안가로 멋지게 늘어선 고급 아파트들이 왜 이곳이 홍콩에서 가장 비싸다는 주거단지 중의 하나인지 알기 쉽게 보여준다.

↑ 멀리 보이는 왼쪽이 스탠리이다

섹오피크를 지나 빅 웨이브 베이 비치(Big Wave Bay Beach)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길은 거의 평지에 가까워진다. 숲길이 끝나면서 타이탐갭과 빅 웨이브 베이로 향하는 두 갈래 길을 만나는데 어느 쪽으로 가든 상관없다. 여유가 되면 계속 더 걸어도 그만이고 조금 힘들다면 쉬었다 가도 되고 거기서 멈추어도 좋다.

↑ 빅 웨이브 베이

↑ 남중국해

코스를 반대로 잡는다면 마지막에 다다르는 토테이완에서 버스를 타고 들어가 섹오비치와 섹오빌리지를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홍콩 중심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 마치 마카오에 온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알록달록한 건물의 색깔들이 트레킹에 지친 마음을 달랠 수도 있다.

↑ 섹오빌리지

↑ 섹오빌리지

바다로 들어갈 만한 날씨인 5월부터 10월 사이엔 빅 웨이브 베이나 섹오비치를 염두에 두고 트레킹을 시작해볼 만하다. 기억해 둘 것은 토테이완에서 첫걸음을 시작한다면 빅 웨이브 베이에 다다를 즈음이면 지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먼저 숙소를 빅 웨이브 베이쪽으로 잡고 움직이거나 아니면 섹오비치를 목적지로 정하고서 섹오 컨트리클럽에서 토테이완 정류장으로 내려가는 하프 코스를 이용하는 것도 권할만 하다.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침사추이에서 이동한다고 보면 하프코스만 완주해도 반나절의 시간은 잡아야 하니 그렇다. 양쪽 끝이든 중간의 섹오 컨트리클럽입구에서든 드래곤스 백 트레킹 코스에서는 상점을 찾기가 어렵다. 샤우케이완(Shau Kei Wan)역에서 이쪽으로 출발하는 9번 버스를 타기 전에 근처에서 물이나 식료품을 구매하거나 전날 숙소 근처에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보고 맛보고 즐기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홍콩 바닥에서 선뜻 트레킹을 나서긴 어려울지 모른다. 어떤 이들은 홍콩까지 가서 할 일 없이 산에 가는 사람이라고 나무랄지도 모른다. 바다를 따라 산등성을 걷다 보면 모든 것을 다 잊고 그 능선에 머물고 싶어지니 직접 가보라는 말 외엔 따로 해줄 말이 없다.

단, 날씨가 안 좋은 날은 그 넓은 바다가 잘 안 보일 수 있으니 그냥 쇼핑과 식도락을 즐기는 편이 훨씬 낫다. 뒤집어 말해서 날씨가 화창한 날이라면 일단 여기부터 걸어보길 추천한다.

☞ 본 기사는 딱TV ( www.ddaktv.com) 에 4월 19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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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용만어반트래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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