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이 판정 항의와 동급?..성남의 이상한 계산법

황민국 기자 입력 2014. 4. 18. 19:55 수정 2014. 4. 18. 19: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로축구 성남FC가 선수를 폭행한 박종환 감독(76)을 놓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징계를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성남 고위 관계자는 18일 "최근 연습 경기에서 선수 두명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박종환 감독의 구체적인 징계 수위를 22일 발표하기로 했다"며 "경고 같은 경징계가 아닌 최소한 출장 정지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출장 정지가 길어지는 경우 중징계로 볼 수 있지 않느냐"며 "상주 박항서 감독이 제법 긴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폭력을 행한 감독을 징계하는데 경기 도중 판정에 항의한 감독이 받은 징계 수위를 감안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프로축구연맹 상벌 규정에 따르면 심판에 대한 판정항의 또는 비신사적인 행위는 2경기~8경기 출장정지가 내려진다. 반면 신체적 접촉 행위가 인정된다면 최대 15경기 출장정지가 내려진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4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박종환 성남 감독이(앞줄 오른쪽)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지윤기자박항서 감독은 퇴장으로 2경기, 추가 징계 5경기로 총 7경기 벤치에 앉지 못한다. 만약 성남이 박종환 감독에게 같은 징계를 내린다면 오는 7월 19일 전남과의 원정 경기에서 지휘봉을 되찾게 된다. 연맹 관계자는 "폭력과 판정 항의는 같은 수준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날 성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폭력감독 박종환 퇴출시켜라'는 글에 따르면 박 감독은 지난 16일 성균관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후반전을 앞두고 벤치 앞에 모인 소속팀 선수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두 선수의 얼굴을 수 차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에이전트는 "박 감독이 주먹으로 두 선수의 얼굴을 가격한 뒤 뺨을 쳤다"고 폭행 사실을 확인했다. 박 감독에게 폭행을 당한 한 선수는 신문선 성남 사장과 면담을 통해 자유계약선수(FA)로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성남은 박 감독의 폭력 행위를 오히려 감싸는 모양새다. 이 구단 관계자는 박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꿀밤을 1~2대 때렸을 뿐"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남자들의 꿀밤이라고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주먹으로 때린 게 아니라 쥐어박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선수들도 '강한 꿀밤'이라고 얘기했다. 주먹으로 강하게 얻어 맞지는 않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