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싸인 안산..항의에 카메라 내려놓은 기자들

2014. 4. 1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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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최지용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의 시신이 안치된 고려대안산병원. 유족들의 항의로 기자들이 카메라를 땅에 내려놓았다.

ⓒ 최지용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사망한 학생들의 시신이 안산 고대병원으로 후송됐다.

ⓒ 유성애

"카메라 돌리세요, 찍으면 다 부숴버릴 겁니다."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에 분노해 기자들에게 호통 치던 유가족은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사망한 단원고등학교 김주은 학생을 실은 구급차가 막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기자들은 말 없이 삼각대에서 카메라를 내렸고, 사진기자들도 조용히 뒤돌아섰다. 구급차에서 푸른 담요에 싸인 사망자가 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교복차림의 학생들도 흐느끼기 시작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사망자가 18일 오후 4시 현재 28명으로 확인된 가운데, 단원고 학생과 교사 사망자 15명이 안산 지역 병원과 장례식장 6곳에 안치됐다. 각 장례식장에는 유가족들과 사망자 친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으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오열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서로 다독이며 눈물 거두는 학생들... 조윤선 장관 조문 거부당해

고대 안산병원에는 오전까지 권오천, 임경빈, 정차웅, 장준형, 황민우 학생이 안치된데 이어, 김주은 학생이 이날 오후 안치되면서 모두 6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안산제일장례식장에는 학생들을 인솔했던 최혜정, 남윤철 교사와 김초원 교사, 안준혁 학생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랑의 병원에는 김주아, 이혜경 학생이, 한도병원에는 이다운 학생, 안산온누리병원에는 김대희 학생, 한사랑병원에는 이창현 학생이 각각 안치됐다.

사망자 빈소가 가장 많은 고대 안산병원은 친구의 영정을 본 학생들의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왔다. 학생들은 빈소에 들어가기 전 한바탕 눈물을 쏟으면서도 "우리 들어가서는 울지 말자"라며 서로를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겨우 눈물을 멈춘 상태에서 인사를 하고 나온 학생들은 이내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선생님들의 빈소가 마련된 안산제일장례식장에는 동료 교사들과 과거 제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남윤철 교사의 제자였던 한 조문객은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며 "가장 존경하는 분이었고 끝까지 학생들을 챙기시다가 변을 당하셨다니 더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사망자들의 빈소가 속속 차려짐에 따라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안산시 등은 합동분향소를 단원구 초지동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고대 안산병원을 찾았다가 유가족들의 반발로 조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 민중의 소리 > 에 따르면 조 장관은 유가족들이 "우리아이 조용히 보내고 싶어요. 그냥 가세요"라며 조문을 거부해, 그대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 조 장관은 그에 앞서 단원고를 방문해 여성가족부에서 시행 중인 긴급 '가족돌봄서비스' 등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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