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있어라" 잘못된 안내방송, 왜 영업 직원이?

손승욱 기자 2014. 4. 1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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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가 난 뒤에 수습과정 알아보겠습니다.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선실에만 머물라고 했던 안내방송에 대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방송이 한 시간 넘게 계속됐습니다.

손승욱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는 어제(16일) 오전 8시 58분, 제주해양관리단 해상교통관제센터에게 상황이 급하다고 강조합니다.

[세월호 : 지금 배가 많이 넘어갔습니다.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빨리 좀 와주십시오.]

그러자 2분 뒤 해상교통관제센터는 "퇴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합니다.

하지만 세월호 승객들에겐 계속 방에 머무르라는 방송만 되풀이합니다.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해요. 움직이지 마세요.]

9시 28분까지도 방송은 계속됐습니다.

[선실이 더 안전하겠습니다.]

이렇게 방에 있으라는 방송만 되풀이하면서 아까운 1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오전 10시 15분이 돼서야 여객선 침몰이 임박했으니 바다로 뛰어내릴 준비를 하라고 알립니다.

하지만 이미 세월호 대부분은 물에 잠긴 뒤였습니다.

밖으로 나와 구조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막아버린 이 안내 방송은 누가, 왜 했을까?

선장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승객들에게) 자리를 지키라는 방송을 지시하셨습니까? 안내 방송 목소리는 누구시죠?]

[세월호 선장 이모씨 : …….]

청해진 해운 측은 회사 영업부 직원 3명이 번갈아 가면서 방송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청해진 해운 관계자 : 안내방송은 주로 여직원들이 해요. 남자 목소리가 있었다는데 그건 OOO이었다고 그러더라고요.]

해운측은 방송을 한 직원 가운데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라 정확한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이같은 안내 방송이 선장 지시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청해진 해운 관계자 : 거기는 영업부이니까 선장 지시를 받고, 그것에 대한 상황보고를 하고…그런 식으로 하는 것이고, 매뉴얼에 따라서 하는 것이지 임의로 못해요.]

전문가들은 침수가 상당부분 진행됐고 배가 기운 상황에서 계속 방에 머무르라고 안내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시스템공학부 교수 : 여객선은 그 완전히 침몰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선박에 머물러 있는 게 안전했죠. 그런데 이거는 옆으로 뒤집어져 버리니가 뒤집어진 상태에서 객실에 있으니까 탈출구가 봉쇄되어 버린거죠.]

배는 기우는데 승객들을 계속 방에 묶어놓은 안내 방송만 되풀이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가장 먼저 배에서 내린 선장과 선원들의 대응을 놓고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공진구, 영상편집 : 김호진)손승욱 기자 s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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