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게 색다르게.. 신부의 꽃 부케가 진화한다

황수현기자 2014. 4. 1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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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고 마른 체형엔 폭포형.. 어깨 넓은 신부는 샤워형..순백 고집하는 틀을 벗어나 나만의 부케 찾는 이 늘어신랑과 양가 부모님 포함 동일 콘셉트의 맞춤 부케도

5월은 결혼의 계절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들은 지난한 준비 과정 속에서도 새하얀 웨딩 드레스를 떠올리며 잠 못 이루고 있을 터. 후회 없는 결혼식 장면을 연출하는 데 웨딩 드레스와 함께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부케다.

결혼식의 형식이 다양해지고 웨딩 드레스의 트렌드가 바뀌는 동안 부케는 드레스 중앙에 못 박힌 듯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여러 벌의 드레스를 둘러보는 '드레스 투어'가 이미 결혼업계의 공식 용어로 자리 잡았지만 부케를 고르는 데 까탈을 부리는 신부는 많지 않다.

그러나 결혼식 패키지의 일부로만 취급되던 부케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부케는 순백의 이미지를 살리고 웨딩 드레스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최대한 무난한 색과 형태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부의 체형이나 결혼식 분위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부케의 모양과 색깔이 다양해졌다. 나만의 부케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부케를 주문 제작하거나 신부가 직접 부케를 만들 수 있는 곳도 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양성기관인 까사스쿨의 허윤경 플라워팀 차장은 "올해는 심플하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웨딩 드레스가 유행하면서 부케를 강조하고자 하는 예비 신부들의 문의가 많다"며 "이미 만들어진 샘플을 보고 선택했던 과거와 달리, 전문가와 함께 자신이 상상하는 부케의 이미지를 상의하는 적극적인 사람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단 하루, 5월의 아름다운 신부를 위한 최신 부케 트렌드를 알아보자.

파스텔부터 원색까지 다양해진 부케 색깔

지난해 결혼식을 올린 탤런트 한혜진은 연한 보랏빛 라벤더로만 이루어진 부케를 들어 화제가 됐다. 순결함의 상징인 흰색을 고집하던 것에서 벗어나 부케에 다양한 색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시기나 장소 같은 환경적 요인부터 신부의 취향과 개성 등 개인적 요소까지 결혼식에 담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부케의 색깔 역시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화사한 봄의 신부에게는 생기 있고 싱그러운 파스텔 톤의 부케가 어울린다. 야생화를 섞어 풋풋한 아름다움을 강조하거나 연한 색깔의 꽃을 다양하게 조화시켜 순수한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다. 여러 종류의 꽃을 사용하면 비슷한 색이라도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연출할 수 있다.

야외 결혼식의 경우 와인색, 보라색 등 색감이 강한 부케도 잘 어울린다. 야외에서 흰색이나 옅은 색깔의 부케를 들면 오히려 얼굴이 창백해 보이거나 부케를 든 지 안 든 지 모를 정도로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화려한 원색의 꽃으로 만들어진 부케는 자연의 초록과 강한 대비를 이루며 신부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킨다.

어떤 색을 고를지 애매할 경우 전문 기관이 추천하는 색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 팬톤(PANTONE)이 발표한 올해의 색은 '레디언트 오키드(Radiant Orchid)'다. 부드러운 연보라색 꽃으로 만들어진 부케는 어떤 신부가 들더라도 은은하고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해줄 것이다.

체형 보완 효과까지, 부케의 다양한 변신

색깔뿐 아니라 부케의 형태도 변하고 있다. 부케의 형태 중 가장 보편적이고 무난한 것은 둥근 모양의 '라운드 부케'. 체형이나 개성을 강조하기 보다 청초한 매력을 강조할 때 효과적인 형태로 오랜 기간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각자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해 부케의 형태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특히, 부케는 신부의 정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에 체형이 고민인 신부라면 부케의 형태를 이용해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라면 꽃송이가 아래로 쏟아지는 듯한 폭포형 부케가 잘 어울린다. 철사를 이용해 꽃을 엮어 내려가는 형태로 신부의 늘씬한 몸매를 강조하는데 적합하다. 얼굴이 크거나 어깨가 넓어 고민하는 신부라면 샤워형 부케를 추천한다. 줄기를 살려 풍성하게 연출하는 샤워형 부케는 부피가 커 상대적으로 신부의 몸을 작아 보이게 만든다. 신부의 몸을 가리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결혼식 전 다이어트에 실패했거나 '속도위반'으로 임신을 했을 경우 하객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기에 효과적이다.

초승달 형 부케는 여성스럽고 경건한 분위기를 원하는 신부에게 적절하다. 옆으로 화려하게 퍼지는 드레스 보다는 일자로 뚝 떨어지는 엠파이어 드레스나 청순한 A라인 드레스와 잘 어울린다. 초승달 형 부케를 들 때는 초승달 모양이 약간 기울어지게 잡는 것이 좋다.

평범한 라운드 부케라도 디테일을 추가해 형태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부케 하단을 리본으로 감싸지 않고 꽃 줄기를 원래의 모습 그대로 살려 묶어주거나, 꽃의 높이를 고르지 않게 마감하면 본래 들판에 피어 있는 모습처럼 자연스러운 생동감이 느껴진다. 여기에 아이비나 호접란, 라피아 등의 이파리나 열매를 사용하면 생기 가득한 매력을 더할 수 있다.

리본 하나로도 간단하게 부케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줄무늬 리본을 쓰면 모던한 느낌이, 섬세한 레이스를 이용하면 좀더 사랑스러운 느낌이 난다. 브로치를 부착해 화려함을 강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 인기가 높은 프렌치 스타일의 오트 쿠튀르 부케는 볼륨감과 율동감, 방금 꺾어온 듯한 자연스러움이 매력이다. 프렌치 스타일을 대표하는 플로리스트 까뜨린 뮐러는 마치 정원에서 방금 꺾어온 듯한 자연스러운 스타일로 새롭고 독특한 부케를 찾는 신부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부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맞춤 부케'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웨딩 패키지에 포함된 개성 없는 부케 대신 전문 플로리스트와 상담을 통해 웨딩 드레스, 식장 분위기, 체형을 고려한 부케를 제작하고자 하는 신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맞춤 부케의 장점은 신랑의 부토니에(윗옷 주머니에 꽂는 꽃), 양가의 부모님 코르사주까지 동일한 콘셉트로 맞출 수 있어 조화롭고 안정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다는 것. 가격은 업체와 꽃의 종류 및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약 30만원에서 50만원 대이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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