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침몰]"국회의원은 되고 가족은 안돼" 분통

유형근 2014. 4. 1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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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국회의원은 사고해역 갈수 있고 실종자 가족은 나몰라."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고등학생 등 수백명을 태운 여객선이 침몰해 가족들이 10시간 넘도록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한 국회의원이 밤 늦은 시간에 해양경찰 경비함정을 타고 사고 해역으로 출항해 가족들이 분노했다.

특히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해역에 갈 수 있도록 수십차례 요구했지만 묵살된 반면 이 국회의원은 밤 늦은 시간에 현장에 도착한 뒤 곧바로 경비정을 타고 사고해역으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11시20분께 사고해역에서 2시간 남짓 떨어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이곳을 통해 구조자들을 태운 경비정 등이 입항해서인지 실종자 가족 100여명은 자리를 뜨지 않고 먼 바다를 바라보며 대답없는 아들, 딸의 이름을 연신 불렀다.

가족들은 또 사고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현재까지 10시간이 넘도록 끼니도 거른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러한 시점에 밤 11시께 생존자 소식이 전해져 가족들은 꺼져갔던 희망을 되살리며 사고해역에 갈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 때 팽목항으로 해경의 경비함정이 도착했다. 가족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승선 대원들에게 "구조자 태우고 왔느냐. 사고해역에서 왔느냐. 가족들도 갈 수 있느냐" 등의 질문을 하며 애타는 마음을 표현했다.

경비함정의 한 대원은 가족의 잇따른 질문에 "잠수부를 태우러 왔다"고 말했다.하지만 이 경비함정은 5분여 정도 정박한 뒤 새정치연합 이윤석 의원과 보좌관 3명만 태우고 사고해역으로 출항했다.

이 의원은 사고현장에는 왜 가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실종자 수색이 지지부진 한 것 같아 나가보려 합니다"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같은 모습에 가족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딸을 기다리고 있는 한 아버지는 "딸이 있는 바다에 데려다 달라고 사고순간부터 요구하고 있는데 묵묵부답이더니 국회의원은 경비함정을 타고 나갔다"며 "해경은 국회의원은 중요하고 실종자 가족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어머니는 "생존자 소식이 전해 질 때 경비정이 들어와 좋은 소식을 전해 줄 것 같았는데 국회의원 태우러 왔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주저앉아 오열했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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