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숨죽인 그라운드

이용균 기자 2014. 4. 1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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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도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사고에 따른 침통한 분위기에 동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피해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16일 오후 각 구단에 응원 자제를 요청했고 구단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날 잠실, 광주, 대구, 사직 등에서 열린 4경기는 앰프 응원을 자제했고 치어리더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경기 도중 흥을 돋구는 각종 이벤트도 모두 없앴다.

LG-넥센전이 열린 잠실 구장에서는 각종 이벤트가 모두 최소됐다. 4회초 이닝 교대 때 이뤄지던 맥주 빨리 마시기, 5회 경품 추첨, 6회 키스 타임 등도 하지 않았다. 양팀 응원단 모두 방송 음향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북 정도만 사용했다. 치어리더들도 조용히 내야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롯데-NC전이 열린 사직구장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렀다. 롯데는 홈페이지를 통해 '금일 오전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로 인하여 금일 치어리더 공연 및 이벤트는 진행하지 않습니다. 여객선 침몰사고의 조속한 수습과 실종자들의 무사복귀를 기원합니다'라는 공지를 내걸었다.

경기 전 타격 훈련도 배경음악 없이 이뤄졌다. 이날 롯데는 올드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는 '챔피언스 데이' 행사일이었다. 많은 이벤트들이 준비돼 있었지만 모두 취소했다.

KIA-한화전이 열린 광주구장에서도 경기 전 힙합 아티스트의 미니 공연이 취소됐다. 치어리더와 응원단장도 단상에 오르지 않았다. 대구 삼성-두산전에서도 치어리더들이 철수했고 예정된 행사들을 전부 취소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며 "선수들도 좋은 플레이가 나온 뒤 세리머니를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직 경기를 해설한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피해자 부모 입장이라면 가슴이 찢어질 상황"이라며 "선수들의 세리머니도 자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가 전남 지역에서 이뤄진 만큼 같은 연고의 KIA 선동열 감독은 더욱 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선 감독은 "학생들이 많이 타고 있었다고 들었다. 너무 안타깝다"며 "구조 작업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컴퓨터를 통해 사진을 봤는데, 배가 뱃머리만 남기고 다 가라앉았더라"며 "어떻게 하다 이런 사고가 난 건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구 경기 중계를 맡은 임용수 XTM 캐스터도 "이런 날 어떻게 중계를 해야할지 모르겠다.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아무리 극적인 상황이 나와도 샤우팅을 하기가 어려운 날"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KBO 관계자는 "사건의 피해 규모 등이 드러나는 대로 프로야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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