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영양학자 김갑영의 우리 음식 이야기-도루묵식해

기자 2014. 4. 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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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을 삭혀서 만든 생선 식해(食?)하면 가자미식해, 명태식해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도루묵으로 만든 도루묵식해도 있다.

도루묵이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조선 정조 때의 고금석림(古今釋林), 조선 말기 송남잡지(松南雜識) 등에 역사적인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고금석림에 '고려의 왕이 동천(東遷)하였을 때 목어를 드신 뒤 맛이 있다 하여 은어로 고쳐 부르라고 하였는데 환도 후 그 맛이 그리워 다시 먹었을 때 맛이 없어 다시 목어로 바꾸라 하여, 도루묵(還木)이 되었다'고 나온다.

다른 유래로는 선조가 임진왜란 피란길에 '묵'이라는 물고기를 맛있게 먹고 그 이름을 '은어'라 바꿨는데, 환궁하여 궁에서 다시 먹은 맛이 그 맛과 다르다 하여, "도로(다시) 묵이라 불러라"고 하여 '도루묵(환목·還木)'이라는 이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도루묵이라는 이름은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조선왕조실록에 은어(銀魚)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조정과 각 지방 감영에 진상된 품목으로 환목어(還木魚)라는 이름으로 기록돼 있기도 하다.

도루묵은 동해안에서 나오는 한류성 어종으로 서민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생선이다. 맛은 담백하며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 덕에 일본 수출품목으로까지 등장해 외화획득에도 한몫을 하는 생선이기도 하다.

도루묵식해를 만들기 위해선 우선 도루묵을 3∼4등분하여 소금 간한 뒤 꾸덕꾸덕하게 2∼3일간 말린다. 무는 껍질을 벗기고 나박썰기해 역시 말린다. 이어서 고슬고슬하게 조밥을 지은 후 식힌다. 이때 조밥 대신 멥쌀밥으로 밥을 짓기도 한다. 다진 마늘, 다진 생강, 고춧가루, 엿기름가루를 섞어 놓는다. 그리고 식힌 조밥에 준비한 양념을 섞어 말린 도루묵과 말린 무를 같이 섞고 청양고추를 썰어서 넣는다. 12시간 정도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킨 뒤 약간의 물기가 돌고 밥알이 삭았으면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잘 삭은 식해는 조밥이 도루묵 알같이 보여 먹음직스럽다. 뼈째 먹을 수 있으므로 칼슘공급원 역할도 한다. 쌈장으로도 좋다.

한편 지난해 열린 제4회 울진 향토음식 요리경연대회에서 울진지방의 해산물 발효음식인 '울진도루묵밥식해'가 대상으로 선정돼 지역음식으로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공주대학교 명예 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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