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 계약서 없다"..스타들의 이유있는 씨제스行

입력 2014. 4. 16. 13:03 수정 2014. 4. 1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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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인턴기자] 최민식, 설경구, 이정재, 이범수, 박성웅, 곽도원, 송지효, 그리고 그룹 JYJ와 가수 거미 등.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스타들의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씨제스) 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배우 정석원이 16일 가세했다.

동종 연예 기획사들이 부러워할 만한 규모다. 반면에 바짝 긴장하기도 한다. 씨제스에 둥지를 튼 이들의 면면을 보면 단순히 인기 연예인만은 아니다. 대부분 배우 혹은 가수로서 역량을 증명한, 그러나 각각의 이유로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온 이들이다.

그들이 씨제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JYJ(김재중·박유천·김준수)를 통해 보여준 씨제스의 위기관리 능력을 가장 높이 평가한다. 더불어 일각에선 몸집을 불리기 위한 씨제스의 공격적인 행보가 뒷받침 됐을 것이라 추측한다. 즉, 높은 계약금과 소속 아티스트에게 유리한 수익 배분율이 핵심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씨제스 측 관계자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회사와 소속 아티스트는 서로 믿고 같은 방향을 향해 가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JYJ는 작품 계약서만 있을 뿐 소속사 계약서는 없다"고 밝혔다.

다른 배우와 계약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씨제스 측이 그간 대표 매니지먼트 아티스트로 인식돼온 JYJ의 전속 계약서가 없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엄청난 신뢰 관계가 아니라면, 사실상 현 엔터업계에서 굉장히 드문 일이다.

씨제스 관계자는 "작품에 들어갈 때 개런티 조절이 민감하긴 하지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배우와 회사가 한 몸이 돼 일을 도모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높은 계약금 등은 루머"라고 해명했다.

◇ 위기를 기회로…뚝심의 '전화위복'

씨제스는 지난 2009년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동방신기'에서 떨어져 나온 JYJ를 영입해 본격적인 매니지먼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JYJ는 당시 막강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SM과의 갈등으로 방송 출연을 포함한 숱한 제약이 그들을 막아섰다.

국내 무대 대신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었다. 전화위복이 됐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남미까지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솔로 활동 중인 준수는 혼자서 월드투어를 돌며 수 만명의 현지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앞서 드라마와 뮤지컬에 눈을 돌린 게 전방위적 인기를 얻는 발판이 됐다. 박유천은 '옥탑방 왕세자' '성균관 스캔들' 등으로, 준수는 뮤지컬 '모차르트'와 '천국의 눈물'을 통해 배우로 인정받았다. '닥터진'으로 연기 첫발은 내디딘 재중은 영화 '자칼이 온다'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때 최정상에 섰던 그들이기에 그간 맛본 인생의 쓴맛은 JYJ를 더욱 성숙하게 했다. 사생팬 폭행 사건 등 갖은 악성 루머도 견뎌냈다.

씨제스의 대응은 일관됐다. 정면돌파였다. 피하지 않고 맞서 싸웠다. 뜻대로 풀리지 않아 포기하고 싶었을 위기의 순간에도 이들은 오히려 팬들을 안심시키며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전이 불확실한 아티스트와 함께 고도의 성공을 이룬 씨제스는 이러한 성과를 보여줌으로써 결단력과 추진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JYJ처럼…편견 없는 '대담함'

덕분에 씨제스는 송지효를 시작으로 이정재 설경구 강혜정을 영입하면서 배우 매니지먼트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명실공히 국내 톱배우의 지존 최민식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최민식과 영화 '신세계'를 함께 한 박성웅, 곽도원, 송새벽, 이범수까지 싹쓸이하면서 국내 배우 매니지먼트계의 '큰 손'으로 거듭났다. 또한 뮤지컬계 톱스타 정선아를 영입하며 드라마, 영화, 뮤지컬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영향력을 갖게 됐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씨제스가 영입한 배우들은 한때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보통 기획사는 리스크(위험요소)가 큰 아티스트 영입을 망설인다. 씨제스는 편견을 갖지 않았다.

씨제스 관계자는 "우리는 당시 배우의 환경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JYJ가 제약이 많아 작품으로 승부를 봐야했고, 연기 영역으로 발을 넓히다보니 자연스럽게 배우들과 친분이 쌓였다. JYJ의 성공을 보고, 잠시 아픔을 겪었던 배우들이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본다. 결국 작품에만 집중하고 싶어하는 배우들이 자사의 매니지먼트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JYJ의 범아시아적인 인기는 한류 열풍과 더불어 배우들에게도 해외진출 시 도움이 되는 참고사항 중 하나다.

씨제스 관계자는 "세계 속에서 점차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흐름을 단편적인 사고로 보지 않는다. 자사 배우들이 해외 진출을 함으로써 얻게 될 시너지 효과는 물론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세밀히 조사하고 배우는 작품에만 힘을 쏟을 수 있게 돕는다. JYJ 해외 진출을 기점으로 이같은 내공이 자사의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이제는 제작까지…"SM·YG 아성 도전"

작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씨제스의 철학은 이들을 직접 제작 시장에 뛰어들게 했다. 씨제스는 드라마 '미스 리플리', '쓰리데이즈'를 제작했으며 앞서 '성균관 스캔들' 제작에 참여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점차 발을 넓히고 있다.

특히 '쓰리데이즈'에서는 자사 배우 박유천이 주연을 맡아 야심을 드러냈다. 최근 SM이 '총리와 나' '미스코리아' 등 제작에 참여하며 자사 아티스트를 기용한 것처럼 씨제스 또한 회사의 수익 창출을 위해 배우-콘텐츠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일까.

씨제스 관계자는 "작품의 성공이 가장 큰 목적이다. 제작에 참여했다고 해서 자사 배우를 캐스팅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통투자를 하는 이유는 회사가 중심이 돼서 다양한 곳에 투자해 이로 인해 생기는 부가적인 수입(OST·광고)을 다시 배우에게 투자하기 위함"이라며 "이 모든 것은 회사의 경쟁력을 높임으로 배우의 퀄리티도 높아지는 구조"라고 내다봤다.

씨제스의 목표는 뚜렷했다. 씨제스 관계자는 "SM, YG와 같은 특색있는 회사로 거듭나고자 한다. 개성있는 아티스트들이 모이면서 회사만의 색깔이 뚜렷해지면 좋겠다"며 "마케팅이 필요없는 회사를 꿈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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