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분석] KBS 아나운서들, 요즘 왜 그래요?
KBS 아나운서들이 연일 이슈를 몰고 다닌다.
한석준 아나운서는 지난 15일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공식 사과까지 했던 국가정보원 간첩 증거 위조 사건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논란 끝에 16일 하차했다.
하지만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일에는 KBS 1TV '6시 내고향'이 갑작스럽게 MC가 교체되면서 아나운서들이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또 앞서 지난 2일에는 KBS를 퇴사한 전현무 전 아나운서의 브라질 월드컵 캐스터 영입 문제로 시끄럽기도 했다. 이 역시 아나운서들이 문제의 중심이었다. 다음날인 3일 일부 스포츠 중계 아나운서들이 기존 업무와 상관없는 부서로 발령이 났기 때문이다. 이보다 먼저 'TV쇼 진품명품' 역시 제작진과의 사전 협의 없이 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MC를 교체해 내부 반발이 일었던 적이 있다. 이 때도 아나운서들이 주인공이나 다름 없었다. 또 이지애 아나운서 등 일부 여성 아나운서들은 갑작스레 퇴사를 결정하기도 했다. 왜 이처럼 아나운서들이 문제의 중심에 섰을까.
현재 아나운서는 예전과 같은 위상을 갖고 있지 못하다. 시사교양은 물론, 라디오 진행, 예능프로그램 진행까지 맡으며 방송 전문 진행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해왔던 아나운서들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개그맨은 물론, 아이돌 스타 등 연예인들에게 밀려 이제는 시사교양에 국한돼 버렸다. 그나마 MBC는 김성주, 오상진, KBS는 전현무 아나운서 등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스타 아나운서들로서 이들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지만 이들 중 여전히 KBS나 MBC에 안착해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더구나 KBS와 MBC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내흥을 겪고 있다. MBC는 얼마 전까지 파업을 겪으며 많은 이들이 퇴사했고 여전히 갈등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KBS 역시 일부 제작진과 사측이 갈등을 겪으면서 아나운서들이 희생되는 형국이다.
방송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자신이 조직마저 흔들리고 있다. 아나운서들의 요즘 처지가 안타깝기 그지 없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KBS·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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