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 vs 신세계, '인천대전' 악연 또다시 재현되나(상보)

장영은 2014. 4. 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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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전'에 이어 복합쇼핑몰 부지도 롯데에 넘겨줘
신세계, 사업의지 갖고 있었으나 협상에서 롯데에 뒤져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롯데와 신세계의 악연이 또다시 재현됐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롯데에 넘겨준 신세계가 이번엔 경기도 의왕에 건립 예정인 교외형 복합쇼핑몰 부지까지 빼앗기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양사의 입장은 극명하게 달랐다.

롯데는 신세계(004170)와 파트너로 참여한 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개발 자격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신세계는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자신이 포기했다는 입장이다.

백운지식문화밸리 조감도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은 지난 3일 의왕시의 역점 사업인 백운지식문화밸리 조성을 추진하는 '의왕백운 PFV'(프로젝트 금융투자주식회사)와 복합쇼핑몰 부지에 대한 매입약정을 체결했다. 이곳은 신세계그룹이 오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의왕시와 복합쇼핑몰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던 곳이다.

특히 의왕은 현재 신세계그룹에서 사업계획을 밝힌 6곳의 교외형 복합쇼핑몰 중에서도 서울과 차량으로 30분 거리에 연결되는 수도권 동서남북의 '신세계 교외형 복합쇼핑몰 벨트'에서 남부 상권을 담당하는 곳이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의왕도시공사와 신세계는 토지 공급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MOU기간을 기존보다 5개월 연기하는 등 협상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이 사업을 추진하던 민간 사업자가 설립자본 등 94억여원을 납부하지 못하고 파산하게 되면서 사업 자체가 무산 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이후 의왕시는 지난해 연말까지 연기됐던 MOU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신세계와의 계약이 파기된 것으로 보고 새로운 투자자 물색에 나섰고 롯데쇼핑이 이에 선정됐다는 이야기다.

신세계 측은 롯데에 뺏긴 것이 아니라 사업성 검토 과정에서 자진 포기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의왕시에서 부지 매입가격을 MOU 당시보다 20% 정도 높여달라고 요구해왔다"라며 "그 정도의 가격으로 들어갔을 때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우리 쪽에서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포기한 복합쇼핑몰 부지를 두고 롯데가 확대해석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왕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최근까지 의왕시 도시개발공사에 공문을 보내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의왕시 관계자는 "신세계 측이 공문을 통해 사업에 대해 전과 다름없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우선협상 지위를 달라고 요구했다"며 "새로운 민간사업자, 대주단과 협의를 권하는 등 충분한 기회를 줬다"라고 말했다. 이는 스스로 의왕 복합쇼핑몰을 포기했다는 신세계 측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신세계그룹의 신사업 추진 능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생해서 일궈 놓은 알짜 점포(신세계백화점 인천점)를 뺏긴 데 이어 신규 개발 부지마저 롯데에 넘겨주게 된 것에 대해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점포 개발에서부터 지자체와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유통업의 특성상 협상의 기술과 적극적인 의지도 결국 능력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그룹차원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올해 초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나서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성장세가 둔화한 국내 유통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언급한 바 있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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