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한 경남 하동 '십리벚꽃길', 봄꽃 '왕'의 귀환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2014. 3. 3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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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이 단어만큼 봄을 잘 나타내는 말이 있을까.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벚꽃개화시기에 전국은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3월의 마지막 주말, 경남 하동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벚꽃축제를 개최했다.

#. 벚꽃의 화려한 귀환, 4년 만에 돌아온 '화개장터 & #48283꽃 축제'

경남 하동으로 이어지는 섬진강 변 19번 국도. 그 길목에는 전라도와 경상도를 이어주는 화개장터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전통시장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벚나무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4월이면 전국 각지의 상춘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초입까지 이어지는 '십리벚꽃길' 덕분이다.

올해로 19회를 맞이한 화개장터 벚꽃축제는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지난 3년간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화려하게 귀환했다.

수도권에서 화개장터를 찾는 방법은 비교적 쉽다. 경부고속도로를 지나 대전-통영 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19번 국도를 따라 오르면 화개장터에 도착한다.

이른 새벽에 출발했음에도 국도는 차량으로 가득했다. 거북이걸음으로 천천히 움직여도 전혀 지루한 감이 없다. 도로변에 만개한 벚꽃을 구경하기에 적당한 속도였기 때문이다. 마음이 급한 관광객들은 갓길에 차량을 세워두고 기념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서울을 출발한 지 4시간 정도 지났을까. 목적지인 화개장터에 도착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었다. 때문에 하동초등학교 앞에 마련된 임시주차장으로 향했다. 알고 보니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이 '십리벚꽃길'의 시작점이었다.

십리벚꽃길 일원은 국내 벚꽃 최대 군락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수령 50~70년 된 벚나무 수백여그루가 도로 양편에 자리해 벚꽃 터널을 이루고 있다. 머리를 맞댄 연분홍빛의 화려한 벚꽃은 햇살에 비춰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재빨리 차량을 주차한 뒤 벚꽃을 만끽했다.

이곳은 화개천을 따라 약 5km 구간이 벚꽃으로 가득하다. 앞서 이야기한 '벚꽃터널'이 실감 난다. 뽀얗게 피어난 꽃송이들이 하늘을 덮은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꽃구경을 하다 보면 새로운 계절에 대한 설렘으로 도시에서 쌓인 피로가 싹 사라지는 것 같다.

특히 이곳은 '혼례길'이라 불린다. 젊은 남녀들이 걸으며 사랑을 속삭이고, 백년해로를 기약하는 경우가 많다해 붙여진 이름이다. 사랑하는 연인이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모습을 보면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간혹 연인을 시기하는 바람이 세차게 불면 나뭇가지에 매달린 벚꽃이 꽃비를 내리는데 이 모습 또한 절경이다. 시기를 잘 맞춘다면 남부럽지 않은 예술작품을 간직할 수도 있다.

화개천 사이에는 윗길과 아랫길로 갈라진다. 윗길은 나무데크 아랫길은 화개천 물길을 걷게 된다. 적당히 걸으면 갈라졌던 길이 다시 합쳐지므로 어느 곳으로 가든 상관없다. 하지만 십리벚꽃길을 한눈에 보기 위해서는 윗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쌍계사로 뻗은 벚꽃뿐만 아니라 초록빛 야생차밭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십리벚꽃길을 둘러본 뒤 축제장을 찾았다. 이번 축제는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들로 준비됐다. 하동의 특산물 녹차를 이용한 '녹차 떡 만들기', 압화공예, 천연염색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뿐만 아니라 관광객과 주민이 참여하는 노래자랑이 열렸다. 축제 첫날에는 '화개장터'로 유명한 조영남의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화개장터로 향했다. 화개장터는 노래 가사처럼 없는 게 없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은 물론 인근에서 재배한 약초, 봄나물, 야생차 등으로 가득했다. 특히 50년 넘게 운영 중인 대장간은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없어서일까. 사람들은 일제히 대장간 앞에 서서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축제장을 둘러보다 허기가 진다면 인근 식당에서 '참게'요리나 '재첩'요리를 먹어보는 것도 좋다. 먼저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자랑하는 참게는 탕이나 장으로 맛볼 수 있다. 참게는 깨끗한 민물에서만 자라는 민물 게로 고소함과 깊은 맛이 일품이다. 탕의 경우 된장과 간장 등의 전통 양념을 넣어 껍질부터 속살까지 양념이 배도록 끓인 후 각종 야채를 더해주면 된다.

간장게장의 경우 선별된 참게를 끓인 뒤 국간장과 간장으로 일주일간 숙성시켜 마늘과 생강, 고추 등의 야채를 더한 요리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에 내장을 쓱쓱 비벼 먹으면 짭짤한 맛과 고소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재첩요리 또한 국이나 회 등으로 맛볼 수 있다. 천연강장제라 불리는 재첩은 예로부터 간장병, 황달 등에 좋고 병후 쇠약한 사람을 보호하는 음식으로 영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재첩국은 음주 후 숙취 해소에 탁월한 효능으로 최고의 해장국으로 손꼽힌다.

벚꽃이 만개한 요즘 이곳을 더욱 확실히 즐기는 방법은 인근 고택에서 숙박체험을 하는 것이다. 하동에는 총 4곳의 고택이 마련돼 있다. 하동읍에 자리한 김씨고가와 악양면에 자리한 최참판댁한옥체험관, 화개면에 있는 수류화개, 들꽃산방 등이다. 고택 별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며 시기별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 달라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한편 화개장터 벚꽃축제 이외에도 인근 광양 섬진마을에서는 '매화'를 구례에서는 '산수유'를 감상할 수 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 #48283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비록 축제는 끝이 났지만 더 늦기 전 노래 가사처럼 사랑하는 이들과 경남 하동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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