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결핵환자 OECD국가 중 1위.. 30%가 20~30대"

이순용 2014. 3. 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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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와 과로, 다이어트 등이 20~30대 결핵 유병률 증가의 원인치료 2주이내 환자 접촉금지, 약 복용후 전염성 차츰없어져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못 먹고 못 살아서 발병하는 대표적인 후진국 병인 '결핵' 환자가 20~30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4회 결핵예방의 날(24일)'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청소년 대상 결핵 집중 관리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못 먹고 못 살아서 생기는 병'이라 알려진 결핵. 1970~1980년대 우표 옆에 나란히 붙여서 편지 보내던 결핵환자를 위한 크리스마스 씰이 전자우편의 발달로 인해 전통적인 편지양식과 더불어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가고, '결핵'에 대한 경계심마저 점차 희미해졌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어느 샌가 '결핵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20~30대 발병률 높은 전형적인 후진국형 양상

흔히 후진국병으로 알려져 있는 결핵 발병률은 경제발전과 더불어 매우 급격한 감소율을 보이며 한때 1960년대의 7분의 1까지 떨어지면서 거의 박멸단계에 온 것처럼 발표되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 신규 결핵환자 수는 2003년까지 3만1,000명 이하로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증가해 2005년부터 최근까지 3만4,000~3만9,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인구 10만명당 100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다. 이는 22명인 일본의 4.5배 수준이며 12.7명인 OECD평균에 비하면 8배다. 결핵으로 사망한 사람도 OECD국가 중 1위다. 2013년 기준 10만명당 4.4명으로 OECD 평균인 1.9명보다 2배 이상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체 결핵환자의 30% 정도가 20~30대로 전형적인 후진국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심윤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과거 못살던 시절에는 영양부족이 발병의 원인을 제공"했지만 "요즘에는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 다이어트, 과로로 면역력이 약화된 경우가 많아 결핵 유병률 증가의 새로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청소년들의 경우 과도한 입시스트레스와 운동부족으로 인한 체력의 저하,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고 생활패턴이 PC방 등 실내생활 위주로 바뀌면서 결핵 감염이 용이한 환경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폐뿐 아니라 온몸 어디든 생길 수 있는 전신질환

결핵이라고 하면 흔히 폐결핵을 생각하지만 결핵은 우리 몸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는 전신 질환이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폐결핵 외에 결핵이 주로 생기는 곳은 흉막, 임파선, 뇌, 척추, 관절, 신장, 간, 대장, 복막 및 생식기 등이며 발병한 부위에 따라 증상도 진단법도 다르다. 가끔 주위에서 늑막염을 앓았다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이 늑막염의 대부분은 바로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에 결핵균이 침범하여 생기는 결핵성 흉막염을 뜻한다.

결핵은 상당부분 진행돼도 전혀 증상이 없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기침과 가래, 피로감, 신경과민, 미열이 결핵의 초기 증세이지만 이는 건강한 사람들도 흔히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증세가 나타나더라도 자각하지 못하거나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된다. 기침과 가래를 주로 하는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폐결핵을 의심해 봐야한다.

◇결핵균 침입해도 건강한 사람은 염려 없어

결핵은 제3군 법정 전염병으로, 결핵의 전염은 폐결핵 환자가 기침할 때 가래에 결핵균이 공기 중에 떠나가다가 다른 사람의 폐에 들어가면서 생긴다. 그러나 결핵균이 침입했다고 해서 누구나 결핵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결핵환자라고 해서 모두 다 결핵균을 배출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가래에 결핵균이 나오는 환자라도 약 2주정도 결핵약을 복용하면 대부분의 환자는 전염성이 없어진다. 그러나 진단 받기 전부터 환자와 같이 생활해 온 가족들은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진단은 대부분 흉부 X-선 사진을 찍거나 가래검사를 하고, 특히 소아는 결핵균의 단백질 성분을 팔에 주사하여 2~3일 후에 나타나는 반응을 통해 결핵균이 몸 안에 들어온 적이 있는 지 알아보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를 한다.

결핵환자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객혈의 경우 실제는 많지 않으며 치료 전이나 치료 도중 혹은 완치된 후에도 간혹 나타날 수가 있다. 객혈을 한다고 해서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불치병 아니지만, 약 복용 소홀히 하면 내성 생겨

예전에는 결핵이 불치의 병이라고 생각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문제였지만 이제는 오히려 결핵치료가 쉽다고 해서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이 더 문제가 된다. 약을 6개월 이상 꾸준히 먹기만 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문제는 다량의 약제를 장기간 복용하여야 하는 점과 복용 시의 소화장애, 복통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심윤수 교수는 "결핵균이 매우 끈질기기 때문에 완치 전에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불규칙적으로 먹게 되면 결핵균에 내성이 생겨서, 그 다음에는 효과가 적고 부작용이 많은 2차약을 장기간 투여해야하므로 완치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결핵약의 부작용으로는 간수치 상승 및 약물성 간염이 흔하며, 여드름이나 가려움증도 자주 동반된다. 결핵의 1차약 중에 피라지나마이드(Pyrazinamide)는 우리 몸의 요산 수치를 올리기 때문에 드물게 통풍을 유발시킨다. 또 청력장애와 평형감각장애, 위장장애, 간질성 경련, 관절통, 시력장애나 말초신경염 등이 올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투약을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 후 복용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중요한 결핵약인 '리팜피신(rifampicin)' 때문에 복용 중에 눈물이나 소변이 오렌지색을 띨 수도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치료기간 동안에는 반드시 금주?금연해야 하며 되도록 음식을 골고루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보약이나 건강식품 등은 오히려 간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병이 호전되는지 또는 약제에 반응이 없는지를 관찰한다.

◇면역력 강화하고 수시로 실내 환기해야

결핵균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충분한 영양섭취와 정기적인 운동 등으로 면역력을 길러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결핵약을 복용한지 2주가 되지 않은 환자와의 접촉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핵 예방주사인 BCG는 생후 한 달 만에 맞는 주사로, 주사 맞은 자리에 조그마한 흉터를 남길 뿐 부작용이 그리 심하지 않으므로 결핵이 흔한 우리나라에서는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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